'두산家 비운의 회장님' 15억 성북동 자택 결국…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2.04.03 11:54
글자크기

[머니위크]자금압박 받더니… 故박용오 전 두산회장 자택 결국 경매로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의 성북동 자택이 경매로 나온다. 대법원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5계는 성북구 성북동 고 박용오 전 회장 자택과 성북동 대지 등 5건을 10일 입찰한다.

해당 주택은 길상사 인근 각국 대사관 밀집지역 등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빌라다. 대지 310㎡(94평), 건물 240㎡(73평)의 복층 주택으로 감정가는 15억원이다. 방 4개, 드레스룸 등으로 구성됐다.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


이외에도 성북구 성북동 산10-41 임야 562㎡(170평, 감정가 4억4385만원), 관악구 신림동 산121-3 임야 120㎡(36평, 감정가 2089만원), 신림동 산121-9 임야 504㎡(152평, 감정가 7754만원), 신림동 산121-10 임야 2559㎡(774평, 감정가 3억9400만원)와 주택·창고 등 74㎡(22평, 감정가 2940만원) 등이 함께 입찰된다. 5개 사건에 대한 입찰 최저금액의 총 합은 약 24억6500만원이다.

물건별 채권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5개 물건에 대해 제일상호저축은행을 비롯해 삼화상호저축, 신용보증기금, 하나캐피탈, 신한은행 등이 압류와 가압류를 설정한 상태다. 등기권리가 가장 높은 제일상호저축은행 외 10곳의 채권액이 60억원이나 되기 때문에 후순위자에 대한 배당금은 사실상 없다.



성지건설의 가압류건도 포함됐다. 2011년 5월 2회에 걸쳐 429억5500만원의 가압류가 설정된 상태다. 성지건설은 채무자인 박경원 씨가 아버지인 박용오 전 회장에 이어 대표로 재직하던 회사다. 후순위권자인 성지건설은 이번 경매 개시를 통해 사실상 한푼도 배당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의 2남이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두산그룹의 6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두산가 형제의 난을 계기로 그룹은 물론 가문으로부터 제명됐다.




이후 성지건설 회장직에 오르며 재기를 노렸지만 경영상 어려움을 겪다가 2009년 11월 이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남인 박경원 전 성지건설 사장이 성북동 자택을 2010년 상속받았으며 채무도 그대로 떠안았다. 박용오 전 회장은 "채무관계를 잘 정리해 달라"는 유언을 남긴 바 있다. 채권관계를 유추해 볼 때 박 회장은 재벌가 회장이었음에도 상당한 자금 압박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성지건설은 2010년 6월 기업회생절차를 거쳐 국민은행이 최대지분을 갖고 있다가 지난해 11월 대원·아이비클럽 컨소시엄이 이를 인수했으며, 올해 1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종결 판정을 받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