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스톡옵션 풀렸다 "임직원 2400% 대박"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김건우 기자 2012.03.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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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81명 27일부터 행사가능… YG엔터도 5월23일부터, 현시세 기준 '1400%'

'K팝' 인기 덕에 대표 가수 매니지먼트 기업 에스엠 (83,100원 ▼2,800 -3.26%)(SM)엔터와 YG엔터 (43,150원 0.00%) 직원들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최고 2400%의 '대박'을 터트리게 됐다.

↑에스엠 소속 걸 그룹 '소녀시대'↑에스엠 소속 걸 그룹 '소녀시대'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엠 직원 81명은 이날부터 2009년에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하게 됐다. 행사가인 1880원을 내면 현재 주가의 에스엠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는 것. 에스엠의 이날 종가는 4만7350원으로 행사가 대비 2400%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스톡옵션 4만7000주를 받은 김영민 대표는 이날 종가에 팔았다고 가정하면 21억3700만원의 차익을 거두게 된다. 한세민 USA 총괄이사, 남소영 JAPAN 총괄이사도 각각 3만1000주의 스톡옵션을 보유 중이다. 일반 직원들도 2000~1만 5500주의 권리를 받아 이날부터 축배를 들게 됐다.

◇2009년 재직당시 직원 54% 스톡옵션 받아



이번 대박 리스트에는 에스엠의 주가 상승을 이끈 '소녀시대'와 '동방신기' 등을 키운 주역들도 이름을 올렸다.

'에스엠 신인 발굴팀'에서 차세대 소녀시대를 발탁하고 있는 강정아 실장은 스톡옵션을 1만5500주 가지고 있다. 이번에 4만7000원대에 행사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약 6억7000만원대 수익을 얻게 됐다.

아티스트 모니터링 담당 탁윤주씨(4500주)를 비롯해, 소녀시대의 '동화', 'ETUDE' 등 노래를 작사한 유제니씨(8000주)와 슈퍼주니어 전속 매니저 탁영준씨(8000주)도 명단에 오르는 등 굴지의 아이돌을 길러낸 매니저와 아트 디렉터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행사 가능한 스톡옵션 물량은 총 43만4000주로 2009년 당시 에스엠에 재직 중이던 148명의 직원 중 81명(54%)에게 부여됐다.

이들의 높은 시세차익은 글로벌 금융위기도 한몫했다. 금융위기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4차례에 걸쳐 지급된 스톡옵션 중 가장 싼 가격으로 책정됐다. 2008년 스톡옵션 행사가는 2510원이었다.

'대박' 행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10년 임직원 82명을 대상으로 지급된 스톡옵션은 보통주 23만2500주에 달한다. 행사가격은 5635원으로, 현 주가를 유지한다면 740%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YG엔터 임직원, 5월 스톡옵션 행사 '1400% 수익'

YG엔터의 임직원도 1400%의 시세차익(27일 종가기준)을 올릴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YG엔터는 2006~10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총 부여주식 수는 23만1972주, 행사가는 6429원이다.

최근 YG엔터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지난 1월 실시한 1대1 무상증자 덕분에 직원들은 더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00% 무상증자를 하면 행사가격이 절반으로 낮아지면서 행사주식 수는 두 배로 늘어나는 조건이 있다. 직원들은 총 46만 3944주를 3214원에 행사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과거 지누션의 멤버로 활동했던 지누(본명 김존)도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현재 YG엔터의 대외협력실 이사를 맡고 있는 김존씨는 당시 주식매수선택권 4만6667주를 부여 받았다.

무상증자에 따라 주식수는 9만3334주로 늘어났다. 만약 전일 종가에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면 주식평가금액은 43억8600만원 상당이 된다. 행사가격과 비교해 40억8600만원의 평가차액이 발생한다. YG엔터의 스톡옵션은 오는 5월23일부터 행사 가능하다.

◇소속 연예인의 유증, 주가 상승 견인

↑에스엠 소속 가수 '보아'↑에스엠 소속 가수 '보아'
에스엠은 이날 최근 5거래일 연속된 하락세를 멈췄다. 전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소속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9억7800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한다는 소식 덕분이다.

유증대상에는 강타, 보아를 비롯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뿐 아니라 샤이니, f(x), 고아라, 이연희 등 47명의 소속 아티스트들이 포함됐다.

업계는 이들의 유증 참여가 엔터 기업의 투자위험도로 꼽히는 연예인 이적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유증 참여가 호재로 작용해 주가상승을 이끈다면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수익도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에스엠도 회사와 소속 아티스트 간의 파트너십 관계를 강화하고 소속 연예인의 증자 참여로 회사의 비전과 성장을 공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스엠, YG엔터 같은 매니지먼트 기업의 스톡옵션을 '소속감 강화 차원'에서 부여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아티스트를 장기간 길러낸 뒤 수익을 창출하는 엔터 기업은 구성원이 기업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스톡옵션을 나눠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유상증자도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소속감 부여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기업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 아티스트기 때문에 동기부여 형태로 스톡옵션지급이나 유증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성공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이번 유상증자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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