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 허용? 진실게임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2.03.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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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워치]월스트리트저널 29일 보도, 인민은행 부인..은행들은 모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선전(深?)에 있는 6개 중국 은행에 대해 개인들의 위안화 해외송금 업무를 시험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송금한도는 1인당 하루에 8만위안(1440만원)이다.”(월스트리트저널 2월29일 보도)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을 허용하는 공문을 발송하지 않았다.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 허용) 보도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인민은행 선전센터 지점 29일밤 8시(현지시간) 성명)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과 관련해) 현재 구두로 통지를 받았으며 정식 공문은 아직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본점에서 준비중이어서, 언제 어떻게 시행되는지는 현재 알지 못한다. 자세한 것은 인민은행 선전센터지점과 은행본점에 알아보라”(자오샹(招商)은행 관계자, 2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중국에서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 허용’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현재까지 국제 교역이나 해외직접투자 등 실제 경제활동과 관련된 경우에만 관련증빙 서류를 제시해야 위안화를 송금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에게 위안화의 해외송금을 허용한다면 자본시장 개방 및 위안화 국제화와 관련해 매우 진전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29일, 관련자 멘트로 “인민은행 선전센터지점은 지난 2월14일, 꽁샹(工商) 지앤셔(建設) 중궈(中國) 자오샹(招商) 화샤(華夏) 중신(中信) 등 6개 은행의 선전지점에 대해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업무를 허용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공문에 따르면 1인당 하루에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규모는 8만위안”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선전은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시행하면서 가장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한 곳이며, 2009년에 중국 정부로부터 처음으로 위안화의 국제무역 결제를 허용 받은 5개 도시 가운데 하나다. 이에 따라 선전에 있는 6개 은행지점에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을 시범적으로 허용했다는 월스트리트의 보도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1인당 하루에 8만위안까지 해외로 송금할 수 있다면 1년에 3000만위안(54억원)까지 송금할 수 있어 위안화의 급속한 해외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1인당 연간 5만달러까지만 해외송금을 허용하고 있다.


이 보도는 인민은행 선전센터지점으로의 확인을 거치지 않았지만, 보도가 나간 뒤 해당 은행들의 반응은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 허용’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인민은행 선전센터 지점 관계자는 “이 보도는 약간 부정확하다”면서도 “우리는 현재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궈은행 선전지점의 왕지옹(王炯) 부지점장은 “현재 출장중이어서 이 문제에 대해 아직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은행 관계자는 “나는 이와 관련된 통지를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된 업무를 주관하는 부서에 문의하라. 나는 이 건에 대해 언급할 자리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후 2시경에 “구두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던 자오샹은행 선전지점 관계자는 오후 4시경에 “우리도 홍콩에 있는 외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현재 정식 통지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모른다”거나 “사실이 아니다”가 아니라 “정식 공문으로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화샤은행 선전지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은행에서 이 업무와 관련된 직원들은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 허용 관련사항을) 남에게 알리지 않도록 주의받았다”고 말했다.

문제가 진정되지 않고 확산되자 인민은행 선전센터 지점은 29일밤 8시에 해명서를 발표해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을 허용하는 공문을 발송하지 않았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하지만 2월29일과 3월1일 이틀 동안 논란을 빚었던 상황을 종합해볼 때 ‘공문은 발송하지 않았지만 구두로 6개 은행에 대해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 업무를 허용할 것에 대비해 관련 업무를 준비하라’는 업무지시 내지 업무협조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민은행은 지난 주에 3단계 자본시장자유화를 포함한 위안화 국제화 방안을 발표해 개인의 위안화 해외송금 시범실시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인민은행의 3단계 방안은 향후 1~3년의 단기에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향후 3~5년의 중기에는 무역과 관련된 실수요에 대해 위안화 예금과 대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5~10년의 장기에는 부동산 주식 채권 등도 신중하게 개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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