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몽니' 풀렸나…건설사 수주 청신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2.02.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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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기후변화' 유치경쟁 불똥 입찰배제 불이익…韓 포기후 해빙 분위기

카타르의 '몽니'가 풀린 효과일까.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산유국인 카타르에서 건설공사 수주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해 우리나라와 '18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 경쟁을 벌이자 국내 건설업체들의 입찰 참가를 배제시키는 등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카타르가 지난해 말 총회 유치국으로 선정된 후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활동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카타르 '몽니' 풀렸나…건설사 수주 청신호


1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카타르 건설공사 수주액은 이날 현재 1847만7000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3809만2000달러)에 비해 52% 급감했다. 지난해 14억9429만9000달러를 기록, 2010년(11억7685만달러)보다 27.0%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과다.

우리나라가 카타르와 UN기후변화협약 유치를 위해 경쟁에 나서면서 현지 발주처로부터 입찰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A건설사는 양국간 미묘한 신경전 때문에 지난해 카타르의 신 도하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 중 터미널 신축공사 수주를 앞두고 계약보류를 통보받기도 했다. 그러나 얼어붙었던 현지 분위기가 지난해 말부터 해빙을 맞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정부기관 관계자는 "카타르와 한때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관계였지만 지금은 원상태를 회복해 국내 건설사들도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UN기후변화협약 회의를) 유치하지 않은 것이 우리로썬 잃은 것보다 얻을 것이 더 많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 전까지 지하철과 철도 등 인프라건설을 위해 25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이 카타르에서 마수걸이 수주에 나서며 긍정적 신호를 알렸다.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은 지난달 4일 2억9600만 달러 규모의 카타르 '루자일' 신도시내 도로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앞으로 카타르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후속으로 나올 대규모 발주를 노리고 있다.

쌍용건설 (0원 %)은 총 사업비 8조원 규모의 카타르 국가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서 최근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통과했다. 이 프로젝트에 정통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PQ 통과 후 입찰자격을 얻기 위한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며 "터키 업체와 컨소시엄을 통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내업체들은 카타르의 월드컵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주 중동 3개국 순방길에서 카타르를 방문, 현지 도시계획부장관을 만나 국내 업체들이 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규철 국토해양부 해외건설지원과장은 "카타르는 월드컵 경기장 12개 가운데 9개를 신설할 계획이며 경기장 건설 발주를 2분기부터 시작한다"며 "국내 업체들은 우리나라에서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스포츠를 치르면서 모든 경기장과 인프라 건설을 도맡았던 경험을 강조하며 발주처를 대상으로 사전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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