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식재료부터 관심 가져야…

머니투데이 황해원 월간 외식경영 2012.02.1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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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런던올림픽 기념 영국대사관 총괄 셰프, 요리연구가 토니 유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그는 어릴 적부터 산과 들, 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식재료를 두루 접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한식당을 운영했고 그만큼 주방은 그에게 언제나 친숙하고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어깨너머로 맡았던 달큼한 요리의 냄새에 익숙했던 터라 어쩌면 현재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그의 호기심과 무한한 상상력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외식업 콘텐츠는 식재료에 있고, 그러한 식재료 하나하나의 스토리텔링을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곳곳 안 다녀본 데가 없다는 그는 얼마 후 런던으로 떠난다.

2012런던올림픽 기념 영국대사관의 총괄 셰프의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졌다. 그에겐 한국의 귀한 식재료를 큰 세상에 알릴 수 있는 도전이자 여행이다.



◇ 용기와 깡으로 일군 경험력, 실무형 셰프에서 요리연구가로 변신
한식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식재료부터 관심 가져야…


그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광고회사와 출판회사에서 웹디자인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며 예술적인 감각을 키웠다. 요리사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신선한 식재료를 두루 접했던 그는 20대 중반부터 요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국내 유명한 요리학원이라면 빠지지 않고 다 다니며 한식, 일식, 양식을 차례대로 배웠고, 그 후 일본과 호주, 미국 등지의 수많은 레스토랑을 다니며 실질적인 외식업 현장을 체감하고 경험을 쌓았다.

귀국 전에는 미슐랭가이드에 소개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타레스토랑인 'AQUA'의 셰프로 활동하면서 현장 중심의 실무형 셰프로 기반을 다졌다.


외국의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그가 느낀 점은 바로 그 나라의 정통성과 식재료의 퀄리티는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콘텐츠 요소라는 점이다. “외국은 외식 콘텐츠가 정말 다양합니다.

고가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부터 저렴하면서도 맛이 있고 실속 있는 저가형 음식점까지, 그들은 외식을 하나의 ‘문화’로 생각하고 즐기려는 자세와 여유가 충만해요.” 그만큼 외식 선택의 폭도 넓고 문화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는 것.

반면 한국은 콘텐츠와 스테디셀러 아이템이 지극히 한정적이다.
“국내 외식업은 너무 트렌디한 게 문제예요. 돈 되는 일에만 혈안이 돼 있어 유행에 민감하고 자극적인 아이템을 찾는데 급급해요. 속도가 조금 더디더라도 좋은 재료와 정성이 깃든 우리 전통 메뉴를 멋스럽게 제공할 수 있는 진정한 고수와 장인이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년 가는 밥집이 많아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외식 콘텐츠도 마찬가지. 한때 반짝이는 것은 그 순간의 트렌드일 뿐 그것은 콘텐츠가 아니다. 전통성과 지역성, 식문화, 시장, 셰프의 요리스타일과 홀 직원의 서비스, 분위기, 음식 맛 등 다양하고 디테일한 요소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매장의 콘텐츠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 식재료에 대한 이해력과 활용도를 높여라
요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식재료다. 토니 유 셰프는 식재료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야말로 외식업 스토리텔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 각 지역에 있는 다양한 시장을 다니며 식재료를 공부한다.

산지에서 나는 싱싱한 제철 식재료 생산 업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그들은 식재료를 처음 먹었던 시기와 요리 방법, 가장 맛있는 기간, 유래 등 식재료에 관한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 모든 것들이 전부 스토리텔링이죠. 식재료를 제대로 알고 나면 요리로 재해석하고 맛을 연출하는 일이 훨씬 재미있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요리에는 이야기가 있다. 고등어 한 마리를 가지고도, 어릴 적 할머니가 가시를 발라 밥 위에 올려줬던 짭짤한 고향의 맛과 고등어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떠올리면 메뉴의 콘셉트와 색감, 데커레이션, 부 재료 등을 더욱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와 콘텐츠가 가진 힘이다.

그는 “한국만큼 다양하고 매력적인 식재료를 많이 가진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한국인의 따뜻한 정서와 먹을거리에 대한 선조들의 지혜는 계속해서 후대가 안고 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외식 문화 스토리텔링”이라며 “‘사실’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는 외식업의 절대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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