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각색한 반전드라마 '게임株 '털썩'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12.02.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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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증권가 반전드라마/ '韓 닌텐도' 만들라더니…

불확실성에 좌지우지되는 게 주식시장이고 증권가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예상치 못한 일들이 증권가에 자주 벌어지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명박 대통령까지 거들면서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불똥은 게임 관련주로 튀었다.

지난 2일 이 대통령이 전국 초중고 교장 160여명을 초청해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게임과몰입 대책을 마련하라 지시한 것. 게임과몰입을 학교 폭력의 주요인으로 본 것이다.



게임 및 증권업계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09년에는 이 대통령이 게임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닌텐도 게임기를 개발할 수 없느냐"고 말한 것과 반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여성부는 야간 청소년 게임시간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문화부도 학부모가 정해 놓은 시간에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도입한 상황이다. 과학기술부 역시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계속하면 접속이 차단되는 쿨링오프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언제는 한국의 닌텐도를 만들라더니 이젠 학교 폭력의 주범으로 몰고 있냐"는 볼멘 소리가 게임업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언급과 함께 당연히 게임 관련주들의 주가도 내리막 길을 탔다.



대표적인 게임주인 엔씨소프트 (178,200원 ▲2,100 +1.19%)의 경우 1일 종가는 29만6000원이었지만 2일 28만8500원으로 떨어지더니 3일(26만6500원)과 4일(25만6000원)에도 하락세가 계속됐다. 증시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상황을 '조삼모사' '아전인수' 등에 비유하고 있으며, 한 애널리스트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꼭 온다'고 풍자했다.


현 상황은 좋지 않지만 어쨌든 게임주의 비중확대가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게임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저가매수 시각을 견지한 바텀업(Bottom-up)대응을 권한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규제 현실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청소년 이용 게임의 비중이 높은 넥슨과 성인 이용 비중이 높은 엔씨소프트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게임 업종에 대한 투매 대응은 자제하고, 성장 전망 및 신규 게임 모멘텀을 확인하는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최 연구원의 의견이다.

이창영 동양증권 (2,765원 ▼15 -0.54%) 연구원은 "과거에도 게임산업 규제가 이슈화되면 게임주의 주가는 단기간 하락했지만, 기업의 실적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주가는 다시 회복되곤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게임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게임규제로 단기적인 주가 조정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개별 게임 기업의 실적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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