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폰랩스를 창업한 한주리씨는 뉴욕대학원 과정에서 만난 개발자 친구들을 회사로 끌어들였다. 한씨는 "좋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게 창업의 첫 단추"라고 말했다.
메가폰랩스는 지난해 두더지 게임을 활용한 버드와이저 광고서비스를 타임스퀘어 대형전광판과 야구장 등에서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일반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아이스하키, 농구 등 스포츠팀까지 메가폰랩스와 계약을 맺은 광고주도 100여 곳에 달한다. 한씨는 “길거리, 경기장, 극장, 공항 등 한 장소에 모여 있는 대중이 타깃”이라며 “행사 등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해오는 식대로 광고하는 대신 게임을 할 수 있게 서비스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창업, 학교에서 모두 준비할 수 있다”
대학(이화여대 디자인학부)시절 뉴욕대의 교수가 방한해 수업했던 내용은 한씨가 뉴욕으로 오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당시 그 교수의 수업에서 스크린에 떠있는 글씨에 학생들이 손을 갖다 대면 이미지가 움직이는 ‘쌍방향 아트’를 처음 접했다. 그가 입학한 뉴욕대 ‘ITP(interactive telecommunication program)’ 과정은 그러한 커뮤니케이션 분야뿐만 아니라 게임 디자인, 소셜 미디어 등 새롭게 떠오르는 IT분야를 가르치고 있었다. 한씨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도 의미 있었지만, 나같이 미국에 아무 연고가 없는 사람이 친구를 사귀고 개발자를 만나게 되는 데는 학교만큼 좋은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메가폰랩스의 팀원들은 모두 한씨가 학교에서 만난 지인들로 구성돼 있다.
한씨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곳곳에서 열리는 창업 대회에 나가 정보를 얻고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뉴욕에서는 창업 열풍으로 인해 테크밋업 등 크고 작은 행사가 한 주에도 서 너 번씩 열리고 있다. 메가폰랩스도 컨퍼런스에 나갔다가 우연히 광고주와 투자자를 만나 사업의 물꼬가 터졌다. “광고 아이콘도 아니고 진짜 두더지 그림으로 서비스를 시연했더니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오셔서 얼마냐고 물어 깜짝 놀랐죠. 가격을 얘기하자 바로 그래픽과 로고를 수정해 달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스마트폰 제조업체 팜(palm)에 계신 분이었어요. 그 때부터 제대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아디다스 등 거대 기업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킹사이트 비보(bebo)를 창업해 매각한 실리콘밸리 투자자 마이클버치도 컨퍼런스에서 만나 투자받게 된 경우다.
“돈보다는 좋아하는 일로 승부해라”
한씨는 “사업을 하다보면 투자를 받아 좋을 때도 있지만, 스타트업은 여전히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롤러코스터”라며 “좋아하는 일을 해야 지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게임 회사의 팀원들답게 메가폰랩스 사무실 한 켠에는 게임기와 게임 씨디들이 수북했다. “팀원 전부 게임 마니아 들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다보니 그걸로 창업까지 하게 됐어요. 저는 넥슨이 처음 나올 때 밤새 코인 써가며 게임했던 온라인 게임 1세대에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용자도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스타트업이라는 설명이었다.
한씨는 “블룸버그 시장이 전면에 나서 밀어주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뉴욕에서 창업하기에 좋은 기회다”라며 “아이디어가 있다면 일단 와서 만나고 부딪쳐야 길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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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현수기자 hy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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