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박찬호, 빌딩 투자로 백억대 벌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2.01.1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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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건물주 수익률 따져보니…<1>]서태지·양현석도 '투자 달인' 반열에

편집자주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들의 부동산 투자는 늘 세간의 관심사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훨씬 넘는 거금을 투자하는 이들은 또하나의 부동산시장 '큰손' 그룹이다. 이들이 서울서 보유한 빌딩의 현재 시세와 투자수익률, 대출 현황, 미래가치 등을 종합해보니 투자 유형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투자 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투자금 대비 배 이상 가치 상승을 보인 사례가 있는가하면 손실을 기록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 서장훈, 28억 투자해 436% 수익률 기록
- 김정은·장동건, 실질 수익률 '마이너스'


ⓒ김현정ⓒ김현정


서울시내 빌딩을 보유한 연예인, 스포츠스타 등 인기인들 가운데 배우 송승헌과 가수 서태지·양현석, 야구선수 박찬호, 농구선수 서장훈 등의 '투자 성적'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빌딩 입지와 매입가, 미래가치 등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전문가 뺨치는 투자 사례로 꼽혔다. 반면 배우 김정은과 장동건, 김승우·김남주, 이미연, 야구선수 이승엽 등은 빌딩 투자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이 보유한 빌딩은 매입가보다 현재가치가 낮거나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이 낮았다.



머니투데이가 원빌딩부동산중개 등 빌딩전문 중개업계에 의뢰해 배우 20명, 가수 9명, 개그맨 2명, 스포츠선수 6명 등 37명이 보유한 서울 소재 빌딩 42개를 대상으로 현재가치와 시세차익, 대출현황, 입지 및 미래가치 등을 종합 평가를 실시한 결과 이들 빌딩의 평균 현재가치는 112억원, 투자기간은 5.8년, 시세차익은 48억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공식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는 임대수입은 평가기준에서 배제했다.

김원상 원빌딩부동산중개 이사는 "스타들의 빌딩 시세와 투자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니 그동안 세간에 알려졌던 내용과는 차이가 컸다"며 "얼마나 비싼 빌딩인지보다는 투입비용 대비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내는 알짜 물건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뺨치는 투자"…대박 스타는?
송승헌은 입지와 시세차익, 미래가치 등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6년 강남대로변인 서초구 잠원동 빌딩(토지 538㎡, 지하 1층∼지상 4층)을 114억원에 매입했다.

한남대교 남단 지하철 3호선 신사역 인근에 위치한 해당 건물의 시세는 매입 5년만에 250억원대로 치솟았다. 현재 상업지역과 3종 주거지역이 혼재돼 있는 용도가 상업지로 바뀌어 고층건물 신축이 가능해지면 송승헌 빌딩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박찬호가 2003년 73억원에 매입한 강남구 청담동 빌딩(토지 687㎡, 지하 4층∼지상 13층)은 8년 만에 3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면에 도산대로, 측면에 논현로를 끼고 있는 코너형 건물이어서 입지평가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서태지와 서장훈은 IMF 외환위기 여파로 빌딩값이 추락한 뒤 정상 시세로 회복되기 전인 2000년대 초반 빌딩을 매입해 차익을 키웠다. 서태지가 2002년 75억원에 매입해 신축한 강남구 논현동 빌딩(토지 723㎡, 지하 3층∼지상 6층)은 현재 250억원을 호가한다.

서장훈은 지난 2000년 강남대로변인 서초구 서초동 빌딩을 시세보다 훨씬 싼 값인 28억원에 경매로 낙찰받았다. 이 빌딩의 현재 시세는 150억원으로 단순 투자수익률은 436%에 달한다. 지난 11년간 매년 40% 가까운 수익을 올린 셈이다.

양현석은 강남이 아닌 강북에 분산투자하는 역발상으로 빌딩투자에 성공했다. 홍대권역이 인기 투자지역로 떠오르기 전인 지난 2004년부터 마포구 서교동과 합정동 일대 건물을 꾸준히 매입한 선견과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지 않고 완급을 조절한 것은 프로 투자자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빌딩 사들여 손실본 스타는?"
투자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대표적인 연예인은 김정은과 장동건. 김정은의 경우 지난 2008년 도산대로 뒤 이면도로변 강남구 청담동 건물을 70억원에 매입해 헐고 새로 신축(지하 2층∼지상 9층)했다.

현 시세는 82억원선으로 건축비 등 투입비용을 감안하면 수억원대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이태원 꼼데가르송길에 126억원에 빌딩을 매입, 이목을 끌었던 장동건의 투자성적도 좋지 않다.

같은 조건의 주변 매물 호가와 실거래가 등을 적용하면 장동건 빌딩(토지 330㎡, 지하 2층∼지상 5층)의 현재 시세는 115억원선으로 오히려 손실을 기록한 사례에 속했다.

김승우·김남주 부부(강남구 청담동)와 이미연(강남구 청담동) 등은 투자비용과 기간대비 시세차익이 크지 않은 경우다. 2007년 80억원에 매입한 김승우·김남주 빌딩은 현재 90억원. 건물 증축비용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2%에 불과하다.

이미연이 2009년 60억원에 산 빌딩은 현재 65억원선으로 수익률은 4% 수준이다. 금융권 대출이 전무해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지 않은 것도 투자 성적표 감점요인이 됐다.

지난 2009년 성동구 성수동 에스콰이어 빌딩(토지 1487㎡, 지하 3층∼지상 10층)을 293억원에 매입한 이승엽은 입지, 기회비용 등 면에서 점수가 깎였다. 30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넣은 것에 비해 시세차익이나 수익률이 높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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