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51)은 자신을 소개할 때 반드시 '17대'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한다. 일반인들은 17대가 현직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정 전 의원이 현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도 속았다는 생각보다는 정 전의원의 '꼼수'에 감탄하게 된다. 17대 국회의원이라는 소개가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정 전 의원은 이슈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정치인으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름도 생소하던 그는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졌다.
정 전 의원은 방송 중에서 자주'깔때기'란 별명으로 불린다. 이른바 모든 이야기를 자신의 자랑으로 끝마침하는 재주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은 정 전 의원의 이런 점도 싫어하지 않는다. 방송을 통해서 정치판의 뒷 이야기를 폭로하는 정 전 의원의 얘기에 속 시원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꼼수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정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지난 2008년 12월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과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 선고일이 잡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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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을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지난 19일 대법원에서 무죄 석방을 위한 기자회견 등의 행사를 열며 정 전 의원의 무죄 선고를 촉구했다. 또 다음날인 20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정 전 의원에 대한 상고심 파기 환송 촉구 응원대회를 열었다. 정 전 의원의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은 'BBK 정봉주는 무죄입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일간 신문 1면에 광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징역 1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정 전 의원의 내년 19대 국회의원 출마 선언은 좌절됐다.또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됨에 따라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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