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봉 사장 "죽는사람 살리는 병원 만들겁니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12.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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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사장 송년간담회 "2조 투자해 20조 사회에 기여하는 병원될터"

윤순봉 사장 "죽는사람 살리는 병원 만들겁니다"


"양(量) 안합니다. 질(質)로 갑니다. 세계 유수의 병원들이 레퍼(진료의뢰)해 오는 병원, 죽는 사람 살리는 병원을 만들 겁니다."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사장 겸 의료사업일류화 추진단장은 지난 13일 송년간담회를 갖고 "병원의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송년간담회는 윤 사장이 지난 10월 삼성서울병원 사장으로 온 이후 가진 첫 공식 외부행사다.

윤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시작해 23년간 그룹 내 핵심요직을 거치며 전문경영능력을 인정받은 '혁신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그가 삼성서울병원에 온 이유가 '병원의 혁신'에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삼성서울병원 혁신의 방향은 그의 말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윤 사장은 "앞으로 사이즈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증환자보다는 중증환자를 위한 병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이 '한국 병원의 종결자'로 만들겠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병을 못 고치면 대한민국 다른 어느 병원도 못 고친다는 의미로 병원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MD앤더슨, 메이요클리닉, 클리블랜드클리닉 등 세계적인 병원들이 진료의뢰를 해오는 수준까지 삼성서울병원의 수준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이를 위한 변화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윤 사장은 "수술건수, 환자건수, 논문건수 등 양으로 평가하는 지표를 다 포기한다고 선언했다"며 "환자의 생존율 같은 질적 지표로 평가방식을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이름을 걸고 해야 할 것은 고치기 어려운 병을 고치고 죽는 사람을 살려내는 일"이라며 "암, 뇌신경, 심혈관, 이식, 첨단의학 등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삼성서울병원이 질적인 성장을 이루게 되면 우리나라 의료산업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양적인 부분을 포기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병원의 실적이 나빠지는 등 희생이 따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대형병원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입장이다.

윤 사장은 이와 관련 "돈을 버는 것은 삼성서울병원에 올 때 애당초 임무가 없었다"며 "예를 들면 2조원 투자해 20조원 만큼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이 추가해야할 가치로 행복, 박애, 스마트를 꼽았다. 윤 사장은 "자본주의가 '돈'에만 치우쳐 문제가 생기고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며 "돈보다 중요한 절대적 가치가 행복이고 이를 나누는 것이 박애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석유화학 등에서 양 위주의 회사를 질 위주로 바꿔서 혁신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삼성서울병원에는 엄청난 인재들이 많은 만큼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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