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인내의 힘 기르는 자리"

머니투데이 최석환, 송충현 기자 2011.11.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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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임 한달 '소회' 밝혀..."고위공무원과 결재도 나눠할 것"

"서울시장은 인내의 힘을 기르는 자리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서울시의회에 나가 처음으로 시정질문을 받아본 소감을 솔직히 드러냈다. 취임 한달을 맞아 30일에 진행한 출입기자 간담회 자리에서다.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취임 한달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은 먼저 "한달이 금방 지나갔다"고 운을 뗀 뒤 "어찌 보면 한 달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는 느낌이 들고, 한 편으로는 1년도 더 된 것 같기도 했다"며 "시간 감각이 없어지는 느낌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의회에서 3일간 신고식을 치렀는데 마음대로 이야기할 시간은 없고 주로 말씀을 듣는 시간이었다"며 "서울시장의 자리라는 것은 인내의 힘을 기르는 자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조금은 억울한 비판을 받으면서 저런 비판조차도 혹시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줬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됐고 앞으로도 계속 비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시장은 "어떤 분은 광폭행보를 했다고 하는데 서울시장 자리가 그런 자리"라며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시장은 소통령'이라는 말이 있지 않냐"며 "서울시 안에 사복경찰관이 100명이 넘는다고 할 정도로 업무 영역이 넓고 광범위하다"고 부연했다.



박 시장이 이날 특히 강조한 것은 '소통'이다. '신은 너무 높이, 황제는 너무 멀리'라는 러시아 속담을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시장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격언"이라며 "짜르 제정 러시아 시절에 도탄에 빠진 민중이 신은 너무 높이 있어 우리 이야기를 듣지 않고 황제는 궁궐에 갇혀 있어 우리 목소리 못 듣는다고 한데서 나온 속담인데 그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한 달간 여러 일들을 하고 많은 분을 만났지만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소통"이라며 "소통은 자신의 독선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동시에 실상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서울시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내부 인터넷망에 '원순씨의 인사상담 코너'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언론에 대한 서운함도 표현했다. 박 시장은 "6개월 동안의 허니문 같은 게 없다는 점에서 서운하지만 어찌 보면 제대로 비판하고 검증하고 이런 역할이 있는 것"이라며 "서운한 게 전혀 없진 않지만 대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내년 초순까지 조직개편과 인사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내년 1월에 인사와 조직이 개편되고 나면 시장이 혼자 업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고위공무원과 함께 결제도 나눠서 하고 시장은 정말 중요한 업무만 챙기겠다"며 "실질적이고 제도적인 변화를 만드는데 주력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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