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아파트 가격, 한 달새 5000억원 '증발'

뉴스1 제공 2011.11.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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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구 기자 = 부동산시장 침체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심재정비 사업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올해 들어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한 달에 5000억원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지난 4일 기준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시내 123개 단지, 9만4828가구의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마지막주 84조418억원에서 11월 첫째주 79조8180억원으로 8개월만에 4조2238억원이 사라졌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이 매달 5280억원씩 하락한 것이다.

재건축아파트 시세 하락은 월별 시세 변동률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1월과 2월 각각 0.39%, 0.17% 올랐던 서울 재건축 시세는 3월 -0.56%, 4월 -0.34%, 5월 -0.54%, 6월 -0.64%, 7월 -0.34%, 8월 0.02%, 9월 -0.99%, 10월 -0.78% 등으로 8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재건축 시세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저가 급매물이 거래돼 8월에는 조금 반등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9월 이후미국 경기침체와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내 부동산시장의 불안감 확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장은 또 "8월 이후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이전보다 더 크게 떨어진 데에는 실제 거주 목적의 일반주택과는 달리 투자상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팀장은 "재건축 아파트는 실제 거주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주거상품이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가 많기 마련"이라며 "투기수요는 대출을 많이 이용하는데 대출에 의존하는 상품일수록 금융시장 변동 등 외풍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 상황이 나빠지고 국내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강화된 8월 이후 재건축 시장이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대다수 도심재정비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타격을 받았다.

박 팀장은 "재건축 시세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정책, 미래 집값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현재시장에서는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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