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4년연속 400억弗 돌파…'3차 황금기'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11.11.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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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의 혼' 세계에 심다 ①-1]

편집자주 국내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이른바 '3차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08년부터 4년 연속 4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해외건설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해외수주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때맞춰 고유가에 따라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물량이 늘고 베트남 등 아시아 건설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해외 진출 확대를 노리는 국내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2014년까지 연간 해외수주 1000억달러 달성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외수주 4년연속 400억弗 돌파…'3차 황금기'


해외수주 4년연속 400억弗 돌파…'3차 황금기'
◇해외수주 4년 연속 400억달러 돌파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419억달러를 기록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08년 476억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달러를 돌파한 후 올해까지 4년 연속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100억달러 돌파는 2005년(108억달러)부터 7년째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총액이 716억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언뜻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수주한 원전 186억달러가 포함됐다.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6억달러 많은 규모다.



해외수주 4년연속 400억弗 돌파…'3차 황금기'
국내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시장에서 2년 이상 연속 100억달러 넘게 수주해 '1차 황금기'로 불리는 1981~83년과 '2차 황금기'인 96∼97년, 그리고 이번이 3번째다. 이른바 '3차 황금기'다. 수주금액은 1, 2차에 비해 3~4배 늘었다.

 올해 지역별 수주규모는 중동이 256억달러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아시아가 127억달러(전체의 30%)로 뒤를 이었다. 중동과 아시아권을 합한 점유율이 90%를 넘어서 지역적 편중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어 △중남미 15억달러 △아프리카 9억4000만달러 △태평양·북미가 9억3000만달러 순이다. 유럽은 1억4000만달러로 수주액이 가장 적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가 297억달러로 전체의 69%를 차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지역별·공종별 편중은 해외건설업체들이 넘어야 할 벽으로 꾸준히 지적돼왔다. 토목과 건축이 54억달러(13%) 49억달러(12%)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40억9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전체의 30%를 넘는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수주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90억6900만달러)보다 50% 이상 늘었다.

해외수주 4년연속 400억弗 돌파…'3차 황금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누적수주액은 연내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업체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한 지 38년 만이다. 지난 8일 현재 누적수주액은 986억달러로 1000억달러까지 불과 14억달러를 남겨뒀다. 전세계적으로 단일 국가에서 1000억달러 넘는 수주액을 기록한 나라는 1곳도 없다.


 이라크에서의 수주액이 32억7000만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베트남(29억4000만달러) △싱가포르(27억5000만달러) △인도네시아(22억4000만달러) △오만(19억5000만달러) △쿠웨이트(13억7000만달러) 등에서도 10억달러 이상 공사를 따냈다.

베트남에서의 수주는 지난해(15억5000만달러)보다 80% 이상 늘었다. 싱가포르도 지난해와 비교해 70%가량 수주가 증가했다. 반면 UAE와 쿠웨이트, 리비아 등은 지난해보다 수주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업체별 대형공사 수주현황을 보면 삼성물산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쿠라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21억달러에 따냈다.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이 15억달러로 다소 부진했던 현대건설은 최근 베트남에서 14억6200만달러 규모의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고 대우건설도 오만에서 12억4000만달러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정부 관계자는 "리비아사태를 비롯해 '중동의 봄'으로 불린 민주화 바람으로 해외수주가 예상보다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건설사들이 상당히 선전하는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목표인 600억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담당조직 확대 등 적극 지원 나서
업계들의 해외시장 개척이 본격화되면서 정부도 지원책을 확대하고 나섰다. 정부는 해외수주가 다시 100억달러를 넘어선 2005년 '1차 해외건설 진흥계획'을 수립하며 체계적인 장기 지원책 마련에 착수했다.

2008년엔 '해외건설 종합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이어 지난해 7월 '2차 해외건설 진흥계획'을 수립하면서 '2014년 해외수주 1000억달러, 해외건설 5대강국 진입'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의 유력 건설전문지 ENR가 지난 8월 발표한 국가별 해외건설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7위를 기록했다.

 구체적인 실천계획도 마련됐다. 국토해양부는 우선 해외건설과를 2개과로 분리하고 각 과에 정책과 시장업무를 분담시킬 계획이다. 중동지역과 플랜트에 편중된 해외수주를 다변화하기 위해 시장 개척과 공종다변화 지원업무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관련 인력을 현재 13명에서 20명 안팎으로 늘리는 방안을 놓고 관계 부처와 협의를 끝냈다.

 국토부는 내년 초 담당조직 확대·개편작업이 마무리되면 시장 선점과 수주 가능성에 따라 지역별로 '중점협력 대상국가'(가칭)를 지정해 업체들의 해외수주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중점협력 대상국가로 지정되면 정부가 건설외교 차원에서 시장개척단을 파견하는 등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시장개척자금, 글로벌 인프라펀드 등의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진 중동과 일부 아시아국가에 수주가 집중됐지만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남미 등 시장다각화를 꾀하고 있어 이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해외건설 지원예산도 올해보다 3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지원과 관련해선 최근 설립된 '중동인프라수주지원센터'가 눈에 띈다. 중동인프라수주지원센터는 UAE 수도 아부다비에 설립된, 중동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범정부 기구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8개 기관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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