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 PC산업 직격타…'12월 대란' 경고등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10.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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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제조업체들의 생산기지가 밀집해 있는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때에 이어 다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부품 공급망)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주로 일본 기업들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부품난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애플과 인텔, 델 등 PC 및 컴퓨터 부품 생산 업체들마저 위기 상황을 맞았다.



태국이 세계 2위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생산국인 탓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12월부터 부품난에 따라 PC 생산 대란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일단 부품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본 대지진 때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던 애플도 이번 태국 홍수에 대해서도 피해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업계에서 디스크드라이브 부품 부족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하드드라이브 생산업체 웨스턴디지털은 태국 홍수에 올해 생산이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에서 드라이브의 60%를 생산하는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5780만대의 드라이브를 팔았으나 올해에는 그 절반 정도인 2200만~2600만대를 파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웨스턴디지털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업체들은 현재 2주치 밖에 재고가 남지 않은 상황이며 유통업체들도 앞으로 약 4주 동안만 공급이 가능한 상태다. 재고가 다 떨어지면 4분기 하드드라이브 공급은 수요의 1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시게이트 역시 올해 디스크드라이브 생산이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세계 2위 PC 제조업체 델은 홍수가 이달까지는 태국 홍수에 따른 영향이 없겠지만 그 이후에 대한 전망은 확실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12월부터 부품난에 따른 PC 생산 부족 현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팡 장 IHS 아이서플리이 애널리스트는 "태국에서의 생산 중단이 수주 동안 계속되면 2012년 초에 대규모 부품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은 올해 180만대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하루에 6000대씩 생산 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혼다는 태국 생산이 언제 회복될 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또 소니와 캐논 등은 카메라와 렌즈 신제품 출시를 연기했다.

한편 이번 홍수로 사망자가 350명이 넘은 가운데 태국 정부는 앞으로 4~6주간 홍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인명 피해는 물론 산업 피해도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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