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당시에는 주로 일본 기업들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부품난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애플과 인텔, 델 등 PC 및 컴퓨터 부품 생산 업체들마저 위기 상황을 맞았다.
일본 대지진 때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던 애플도 이번 태국 홍수에 대해서도 피해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업계에서 디스크드라이브 부품 부족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웨스턴디지털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업체들은 현재 2주치 밖에 재고가 남지 않은 상황이며 유통업체들도 앞으로 약 4주 동안만 공급이 가능한 상태다. 재고가 다 떨어지면 4분기 하드드라이브 공급은 수요의 1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시게이트 역시 올해 디스크드라이브 생산이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세계 2위 PC 제조업체 델은 홍수가 이달까지는 태국 홍수에 따른 영향이 없겠지만 그 이후에 대한 전망은 확실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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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12월부터 부품난에 따른 PC 생산 부족 현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팡 장 IHS 아이서플리이 애널리스트는 "태국에서의 생산 중단이 수주 동안 계속되면 2012년 초에 대규모 부품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은 올해 180만대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하루에 6000대씩 생산 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혼다는 태국 생산이 언제 회복될 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또 소니와 캐논 등은 카메라와 렌즈 신제품 출시를 연기했다.
한편 이번 홍수로 사망자가 350명이 넘은 가운데 태국 정부는 앞으로 4~6주간 홍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인명 피해는 물론 산업 피해도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