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서도 전세보다 보증부 월세와 순수 월세 비중이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규주택 임대계약 가운데 전세 비율은 지난해 1월 58.4%에서 지난 5월 54.2%로 4.2%포인트 하락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월세 비율이 상승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오르지 않는 집값,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 등이 주택 임대시장의 패러다임을 재편했다고 분석했다.
사시사철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셋집을 찾는 수요는 많은데 집주인 상당수가 계약만료 물건을 월세로 전환해 내놓으면서 물건품귀,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매달 수입이 뻔한 급여 생활자가 월세로 낼 수 있는 돈은 한정된 만큼 월세 부담을 피해 수도권 외곽의 전셋집을 찾아 이동하는 '전세난민'의 등장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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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주택임대제도로 수십년간 시장을 형성한 만큼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인구구조나 경제여건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점진적으로 월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게 대세론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세입자는 전셋집을 원하고 대부분 집주인은 월세로 집을 내놔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