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전세' 줄고 '월세' 느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10.0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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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의 부동산WHY]집값 하락이 임대시장 패러다임 재편

우리 고유의 '전세' 줄고 '월세' 느는 이유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월세가구는 전체 조사 대상자의 21.4%로, 처음으로 20%선을 넘어섰다. 이는 5년 전보다 2.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같은 기간 0.7%포인트 하락한 전세가구(21.7%)와 비슷한 수치다.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서도 전세보다 보증부 월세와 순수 월세 비중이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규주택 임대계약 가운데 전세 비율은 지난해 1월 58.4%에서 지난 5월 54.2%로 4.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월세(보증부·순수) 비율은 지난해 1월 41.6%에서 올해 45.9%로 상승했다. 지방(광역시 제외)의 경우 월세 비율(53.5%)이 이미 전세(46.5%)보다 높다. 임대계약을 하는 주택 10채 가운데 절반 이상인 5.4채가 매달 일정 금액을 임대료로 부담하는 월세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월세 비율이 상승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오르지 않는 집값,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 등이 주택 임대시장의 패러다임을 재편했다고 분석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전세 수요는 늘어 전셋값 급등,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보증부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세입자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집주인 입장에선 집값이 뛰지 않으니 전세보증금을 올려받아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정수입이 가능한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사시사철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셋집을 찾는 수요는 많은데 집주인 상당수가 계약만료 물건을 월세로 전환해 내놓으면서 물건품귀,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매달 수입이 뻔한 급여 생활자가 월세로 낼 수 있는 돈은 한정된 만큼 월세 부담을 피해 수도권 외곽의 전셋집을 찾아 이동하는 '전세난민'의 등장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세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주택임대제도로 수십년간 시장을 형성한 만큼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인구구조나 경제여건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점진적으로 월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게 대세론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세입자는 전셋집을 원하고 대부분 집주인은 월세로 집을 내놔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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