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한 애플...기밀폭로 '꼼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1.09.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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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 피할 수 없는 힘 가졌다…로열티 2.4% 요구" 법정서 공개…삼성 반발

애플이 삼성전자가 지닌 특허의 위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특허소송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엿보이자 상도의에 어긋나는 '꼼수'를 써 반발을 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애플측 변호인은 "삼성이 본질적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피할수 없는 힘'을 가졌다"며 "이는 명백한 독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판은 삼성전자가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에 대한 첫 심리였다.



지난 6월23일 애플은 '갤럭시S', '갤럭시2', '갤럭시탭' 등을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1주일만인 6월 30일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통신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판매금지 가처분으로 '맞불'을 놓았다.

애플은 삼성 특허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해 '프랜드'(FRAND) 조항을 이용해 삼성전자가 제기한 특허소송에 반론을 펴고 있다. 프랜드란 특정 기술특허가 기술표준으로 채택되면 특허권자는 외부업체에 해당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협의해야하는 규약을 말한다.



삼성전자는10만여건의 IT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램버스보다 나쁘다"며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램버스는 기술표준에 자사의 특허를 끼워놓고 로열티를 받아오다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반독점 분쟁 해결 방안에 합의했다.

특히 애플은 삼성전자가 과도한 로열티를 요구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위해 양사간 맺은 비밀계약 마저 공개하는 무리수를 감행하기도 했다.


애플은 "삼성이 통신특허 관련 칩셋가격의 2.4%를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열티 비율은 통상 계약 당사자들이 비밀에 부치기때문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방청객이 있는 자리에서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비즈니스 관행에 어긋나는 일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대체기술을 사용하거나 재협상을 해야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애플이 협상에서의 비밀계약을 어겼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애플측은 판사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실제로 이날 재판 도중에는 회사 기밀들이 많이 나와 삼성전자는 방청객을 내보내달라고 요구가 많았고 방청객들은 자주 들락거릴 수밖에 없었다.

삼성전자측 변호인은 "애플이 통신특허를 고려하지 않은 채 2008년 이동통신시장에 진입했다"며 "구조적으로 의도적으로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후에도 계속 특허 계약을 요구했지만 애플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계속 침해행위를 해왔던 셈이다. 실제 휴대폰 업계에서는 "애플이 비상식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다음달 14일(현지시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애플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신제품(아이폰5)을 막으려하며 일방적인 소송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말해 삼성의 반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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