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도 늙는다..예방접종으로 독감 대비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11.09.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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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기자의 헬스&웰빙]독감 유행 대비하기

늦더위 후 가을로 접어들면서 일교차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계절형 인플루엔자가 9월 초 처음 분리,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인플루엔자 표본감시에 들어간 첫 주인 8월 28일부터 9월3일 사이에 'A형 H3N2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분리됐다. 독감 유행에 대비해야할 때라는 얘기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노인이나 소아, 만성질환자들은 계절성 독감은 물론 그로 인한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큰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매년 겨울철에 유행해 건강한 사람은 일상생활이 힘들게 하고,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사망률을 증가시켜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항원변이를 일으켜 면역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어 국제적인 감시를 통한 대비가 필요한 질병이다.

주로 호흡기계와 폐를 공격하며, 강한 전염성을 가진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모든 연령층이 걸릴 수 있다. 특히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위험하다.



◆침 분비물로 급속 전파=독감은 전염성이 강해 한번 유행하면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전염 기간이 짧고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단시간 내에 급속도로 퍼져, 노인이나 당뇨병환자에게 중증 바이러스 폐렴, 세균성 폐렴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

잠복기는 평균 2일 정도다. 일반적으로 성인에서는 증상이 시작되기 24시간 전부터 증상 발현 후 약 5일까지 전염력이 있고, 소아에서는 증상이 발현되기 수 일 전부터 증상 발현 후 10일 이상까지 전염력이 있다. 바이러스 분리는 발병 후 3~4일 이내에 가능하다.

보통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튀어나오는 분비물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주로 폐쇄된 공간 내 밀집된 집단에서 공기 감염 형태로 일어나지만, 건조한 점액에서도 몇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어 직접감염도 가능하다.


◆유전구조 변이땐 신종플루 사태 재현=독감은 오르토마이코비리대(Orthomyxoviridae)계 RNA 바이러스인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항원형에 따라 A, B, C형으로 분류된다. 인플루엔자 A ·B형 바이러스는 사실상 모든 질병을 유발하지만, 인플루엔자 C형 바이러스는 가벼운 호흡기 질환만 일으킬 뿐 전파되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문제는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유전적 구조가 불안정해 쉽게 변화된다는 것.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변종을 낳는다는 의미로 2009년 전세계를 강타했던 '신종플루'가 대표적이다.

유행하는 시기는 광범위하게 가을에서 봄까지다. 11월말부터 유행기준선을 넘기 시작해 12~1월에 절정을 이룬 후 감소하다가 이듬해 봄철인 3~5월에 다시 한번 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 절기에 유행 절정 시기가 두 번 있는 셈이다 .

◆면역노화 진행된 65세 이상 가장 위험=독감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노인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독감에 상대적으로 쉽게 감염되고,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에 걸릴 위험도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계절독감으로 매년 25만~5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망자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의 노년층이다.

국내 사정 역시 다르지 않다. 통계청의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수 및 사망률(1999년~2009년) 데이터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로 인한 인명 피해 중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에게 독감이 위험한 이유는 나이가 들면 면역체계가 점차 쇠약해져 면역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때 면역 체계에 변화가 일어나 항체가 덜 생산되고 반응도 저하된다.

생후 6~23개월 소아, 임신부,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도 면역력이 취약해 인플루엔자 우선접종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독감백신 효과 높이려면=독감은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취약한 65세 이상 노년층은 백신접종 효과가 건강한 성인에 비해 떨어진다. 일반적인 독감백신은 건강한 성인에게서 70~90% 효과를 보이는데 반해, 65세 이상에서는 17~53% 밖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명내과 원장)은 "면역력 문제를 해결하고 노인독감 예방효과를 높이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들은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노인전용 독감백신 접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면역증강제가 함유된 노인용 독감백신은 일반 백신에 비해 약 18~43%까지 높은 면역반응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접종 시기도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 1차 유행기간 중에 독감에 걸릴 수 있고, 너무 빨리 접종하면 2차 유행 시기 예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독감백신 접종시기로 10월을 꼽고 있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65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10월부터 11월까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

하지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접종을 피해야 한다. 접종 당일 열이 있거나 몸이 좋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접종을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접종 후 발생 할 수 있는 통증이나 발열 등 부작용은 대개 6~12시간 이내에 발생해 하루 이틀 가량 지나면 없어진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즉시 병원에 내원해 진찰을 받아야 한다. 접종 당일은 물을 충분히 마시고 따뜻한 옷을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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