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5개월만에 가입자 70만명, "웹에서 무료전화기 가져가세요"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 2011.09.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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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탐방<7> 무료 통화 서비스 ‘터치링’

현재봉 대표가 웹과 모바일을 넘나드는 무료통화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년. 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4년을 버텼다. 드디어 올 4월 서비스를 출시한 그는 “경쟁사인 스카이프를 넘어 전세계인들의 통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터치링 제공)  <br>
현재봉 대표가 웹과 모바일을 넘나드는 무료통화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년. 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4년을 버텼다. 드디어 올 4월 서비스를 출시한 그는 “경쟁사인 스카이프를 넘어 전세계인들의 통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터치링 제공)


"웹에서 자신만의 무료 전화기를 만들어보세요."

자신의 컴퓨터에서, 혹은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국제전화까지 무료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일반전화는 물론,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 수 있다. 블로그에 방문했을 때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상대방과 통화를 할 수 있고, 메신저를 하다가도 상대에게 자신의 웹전화 주소(URL)를 보내면 곧바로 통화를 할 수 있다. 기업의 홈페이지에 있는 전화번호를 클릭하면 자신의 컴퓨터를 통해 그 기업에 전화를 할 수 있다.

무료통화 서비스인 '터치링(touchring)'의 현재봉 대표(36)는 "오프라인 통신업체가 개인들과 기업에 전화기를 지급해주듯 터치링은 모바일 뿐 아니라 홈페이지 등 웹에서도 무료 전화기를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나왔던 모바일간 무료통화나 인터넷 전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웹과 모바일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휴대폰인 것이다.



현 대표는 "터치링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한 웹과 모바일상의 무료통화"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전화인 스카이프 등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해야 하며, 스카이프에 접속을 해야 사용 가능하지만 터치링은 별도의 프로그램이 필요없고 어떤 웹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이 가능한 것은 터치링이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통신 플랫폼 자체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는 "개방형 통신 플랫폼은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설치하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기반을 둔 기술로, 한마디로 '쉽게 가져 다 쓰는 통신 서비스'이다"고 설명했다.

현 대표는 2000년부터 7년 동안 통합커뮤니케이션 솔루션업체에서 일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전화의 표준 규격인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 업무를 담당하면서 웹 통신사업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싸이월드가 웹에 이미지를 담았고 유튜브가 동영상을 실었다면, 보이스 커뮤니케이션을 담는 웹을 만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것. 그러나 국내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통신사업자 장비를 개발하거나 납품하는 데 그치고 있었다. 그는 "당장은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웹 통신 사업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07년 회사를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이어 정욱 개발이사(35) 등 당시 직장 동료 다섯 명과 함께 4년 동안 개발에만 매달렸다. 개발자금을 구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에 투자하려는 업체는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2009년 미국 한 벤처캐피탈회사로부터 10억원을 투자 받았다. 현 대표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부분 벤처에서 투자 진행이 안 되던 시점이었는데, 기적 같은 일이었다"며 "투자자가 웹 통신의 미래를 꿰뚫어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터치링의 기술이 특허를 받으면서 국내 벤처캐피탈회사 E&네트웍스로부터도 10억원의 투자 받았다. 터치링이 출시된 것은 올 4월이지만 벌써 70만 명이 가입했다. 현 대표는 "본격적인 4G 시대가 되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일반통화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터치링의 경쟁 상대는 스카이프와 같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이다. 현 대표는 "기간 통신 사업처럼 터치링은 플랫폼 자체이기 때문에 단순 무료 통화를 서비스하는 앱들과는 다르다"며 "앞으로 페이스북에도 터치링 버튼을 넣어 전 세계 통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멘토 코멘트]
" 신개념 통신플랫폼 원천기술 보유…클라우드 시대의 통신방식 제시"



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홍상민 넥스트랜스 대표
현재봉 터치링 대표는 2007년 창업당시부터 지금까지 통신 플랫폼 개발에 몰두했다. 현 대표는 이미 음성 통신 규격인 'H.323'이 국내에서 활개쳤던 2000년대 초부터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개개인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 표준 기반기술을 개발해온 SIP 1세대이다. 현 대표는 갈수록 커지는 웹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통신 플랫폼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웹상에서 HTML코드에 의해 웹기반 폰을 생성하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가 등록되어 웹브라우저 상에서의 통신방법을 독창적으로 확보, 진입장벽을 칠 수 있게 되었다.

수백억원을 투입하여 플랫폼을 구축하는 미국과는 달리 열악한 환경에서 20여억원을 가지고 원천기술플랫폼을 개발한 것은 쾌거이다. 또한 지금은 구글에 인수된 ‘GIPS’에 부럽지 않은 자체 보이스엔진을 개발하여 통신사들도 놀라는 음성품질을 자랑한다. 이런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잘 육성하여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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