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8" 자동차株 다시 달리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1.09.0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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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 금융위기 당시 공격 전략으로 글로벌 메이저 대열 합류

현대·기아차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는 전날보다 3.65%(7000원) 오른 1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 (105,600원 ▲2,100 +2.03%)도 3.27% 올랐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1% 넘게 하락하는 약세장에서도 반등에 성공한 뒤 이틀째 강세다.

8월 폭락 공포가 잦아들고 펀더멘탈에 대한 관심이 재부각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합산 총 판매실적은 49만9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다. 특히 해외시장 실적 증가가 두드러졌다. 체코공장 실적이 여름휴가 등으로 크게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 출하실적을 거둔 미국공장과 러시아공장 가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현대차는 4.3%, 기아차는 27% 증가했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에는 미국 동부지역 허리케인 피해도 있었고 유가 불안정, 경기상황 악화 등 악재가 많았는데도 미국시장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그만큼 먹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를 기회 삼아 글로벌 메이저 대열에 올라선 노하우도 주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유럽과 미국발 위기로 2008년과 같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어게인 2008'에 대한 기대가 적잖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제침체기를 보면 미국시장 수요가 급감하면서 2009년 전세계 자동차 수요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보다 8% 이상(600만대) 위축됐다. 미국시장에서만 2007년보다 수요가 34% 정도 줄었고 국내에서도 6%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중심의 공격적인 판매 전략으로 판매량을 오히려 17% 늘렸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2007년 262만대에서 2009년 313만대로 20% 늘었고 기아차는 136만대에서 153만대로 13% 늘었다. 미국시장 점유율은 40%가 증가했다.


강상민 한화증권 연구원은 "2008년 사례에서 보듯 침체기는 후발주자에게 시장지배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을 두려움만 갖고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일본업체 등 경쟁업체가 그리 위협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일본 도요타가 캠리 8세대 모델을 내놓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성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적잖은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금융위기 이후 수익이 급격히 늘면서 인센티브 제공 여력이 많아 마케팅 전략이 많다"며 "이 정도면 현재 판매 증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급상황도 자동차주 부활에 유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폭락장에서도 기관은 내수주 외에 자동차주를 대거 사들였다. 7일에도 기관은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송장비업종을 56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위축이 가장 큰 악재지만 크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미 충분히 위축될 정도로 위축된 만큼 추가적으로 위축되기 보다는 회복이 지연되는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실제로 상반기 전세계 자동차 수요를 보면 지난해보다 5% 정도 늘었다. 경기둔화 우려가 크고 각종 경제지표도 부진하지만 자동차 판매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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