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는 전날보다 3.65%(7000원) 오른 1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 (105,600원 ▲2,100 +2.03%)도 3.27% 올랐다. 전날 코스피지수가 1% 넘게 하락하는 약세장에서도 반등에 성공한 뒤 이틀째 강세다.
8월 폭락 공포가 잦아들고 펀더멘탈에 대한 관심이 재부각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에는 미국 동부지역 허리케인 피해도 있었고 유가 불안정, 경기상황 악화 등 악재가 많았는데도 미국시장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그만큼 먹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제침체기를 보면 미국시장 수요가 급감하면서 2009년 전세계 자동차 수요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보다 8% 이상(600만대) 위축됐다. 미국시장에서만 2007년보다 수요가 34% 정도 줄었고 국내에서도 6%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중심의 공격적인 판매 전략으로 판매량을 오히려 17% 늘렸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2007년 262만대에서 2009년 313만대로 20% 늘었고 기아차는 136만대에서 153만대로 13% 늘었다. 미국시장 점유율은 40%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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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민 한화증권 연구원은 "2008년 사례에서 보듯 침체기는 후발주자에게 시장지배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금 상황을 두려움만 갖고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들어 일본업체 등 경쟁업체가 그리 위협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일본 도요타가 캠리 8세대 모델을 내놓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성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적잖은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금융위기 이후 수익이 급격히 늘면서 인센티브 제공 여력이 많아 마케팅 전략이 많다"며 "이 정도면 현재 판매 증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급상황도 자동차주 부활에 유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폭락장에서도 기관은 내수주 외에 자동차주를 대거 사들였다. 7일에도 기관은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송장비업종을 56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위축이 가장 큰 악재지만 크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미 충분히 위축될 정도로 위축된 만큼 추가적으로 위축되기 보다는 회복이 지연되는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실제로 상반기 전세계 자동차 수요를 보면 지난해보다 5% 정도 늘었다. 경기둔화 우려가 크고 각종 경제지표도 부진하지만 자동차 판매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