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상장사 절반, 공모가 아래 '굴욕'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1.09.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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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새내기주 투자자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증시 폭락장에 신규 상장한 종목의 절반이 공모가를 밑돌면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들어 증시에 입성한 12개 종목 가운데 6개 종목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부터 증시가 급락하면서 동반급락한 것. 상반기 새내기주 강세와 7월 중소형주 랠리를 타고 공모시장에 뛰어든 투자자 입장에선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셈이다.



뜨거운 공모 열기와 공모가 대비 2배가량 치솟았던 시초가를 보고 뒤늦게 발을 담근 투자자의 속은 더 까맣다. 12개 종목 중 시초가를 웃도는 종목은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제닉, 광희리츠, 아이씨디 등 4개에 불과하다. 상당수 종목이 시초가 대비 반토막난 상태다.

바이오디젤 전문업체 제이씨케미칼 (4,810원 ▼55 -1.13%)은 공모가 7200원보다 30% 이상 하락했다. 시초가(1만300원) 대비 낙폭은 50%가 넘는다.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구축업체인 경봉 (2,805원 0.00%)과 플라스틱 소재·부품업체 상아프론테크 (22,700원 ▲500 +2.25%)도 공모가 대비 30% 가까이, 시초가 대비로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나이벡 (17,260원 ▲380 +2.25%), 옵티시스 (7,300원 ▲140 +1.96%), 화진 (211원 ▼169 -44.5%) 주가도 시초가보다 절반 가까이 주저앉았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 (12,780원 ▲30 +0.24%)제닉 (14,850원 ▼710 -4.56%) 등은 공모가 대비 80% 넘는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8월 폭락장에서 시초가 대비로도 1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8월 한달 코스피증시가 20% 밀린 것을 감안하면 시장 초과 수익률은 30%에 달한다.

무엇보다 우량한 실적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폭락 공포 속에서 펀더멘탈이 돋보이는 종목에 투자심리가 몰렸다는 얘기다.


'하유미팩'으로 상장 전부터 이름을 날렸던 제닉의 경우 하반기 공장 증설과 중국 진출 기대감이 적잖다. 제닉은 현재 중국 진출을 위해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등록과 중국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유통 대표주인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실적개선세가 뚜렷하다. 2분기 매출액 1978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118% 늘었다. 코우치(Coach), 갭(GAP) 등 해외 직수입 브랜드의 수익성 향상과 자회사 신세계첼시의 실적 호조세를 발판으로 내년까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이씨디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공격적인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설비투자에 따른 수혜주로 부각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보호예수 물량 56만주가 풀렸지만 주가에 큰 타격이 없었던 점도 향후 전망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조만간 폭락 공포가 잦아들면 급격한 매도세가 일단락되면서 시장은 하락하더라도 이익 전망 같은 펀더멘탈 지표가 두드러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그동안 시장 검증이 부족했던 공모주의 경우 실적 차별화가 더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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