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성장 올스톱..ECB 금리인상 멈출 듯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1.08.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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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년 중에는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2%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 0.3%를 밑돌았을 뿐만 아니라 2009년 리세션에서 벗어난 이후로 가장 저조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아일랜드에서 이탈리아까지 각국이 재정지출을 삭감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마저 둔화돼, 유럽 경제의 부진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니크레딧 글로벌 리서치의 마크로 발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성장 둔화가 일시적인 것으로 믿고 있지만, 앞으로 몇 달간은 리세션 리스크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며 "지금은 ECB의 금리인상이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앞서 ECB는 유럽지역의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올 들어 기준금리를 1.5%까지 두 차례 인상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유럽 주변국의 구제금융을 초래한 재정위기가 지금은 유럽의 핵심 경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유로존 1위 경제국 독일의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유로존 2위 경제국 프랑스의 2분기 성장률은 0.0%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의 성장이 정체됐음을 보여준다.

데이터 제공업체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경제가 소프트패치(일시적 위축)에서 (본격적인) 위축국면으로 전환할지 여부는 다음 주 발표되는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단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진한 경제 데이터는 ECB의 금리정책을 신속하게 반전시킬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유니크레딧 글로벌 리서치의 마크로 발리는 ECB가 다음 달 경제전망에서 성장세가 하향 추세라는 점을 언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일각의 추측처럼 ECB가 금리 인하까지는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의 스튜어트 로버트슨 매니저는 유로 지역이 리세션을 피할 것 같지만, 더딘 경제성장으로 인해 ECB의 기준금리가 2012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ECB가 매분기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지금은 ECB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젠스 손더가드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관심은 3분기 성장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유로존의 성장이 현 수준에서 안정화되느냐 아니면 더 둔화되느냐가 가장 큰 궁금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단 ECB가 관망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더라도 ECB의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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