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삼성전자,근로자 보건관리 강화해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1.08.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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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에 화학물질 대체 등 실천방안 주문

정부가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에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취급하는 화학 물질의 독성(유해성)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차등 관리토록 요구했다. 또 화학 물질의 독성을 직원들에게 알리고, 이와 관련된 산업의학 전문 의사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백혈병으로 직원들이 숨진 바 있는 삼성전자에 이 같은 내용의 '직원 보건관리 강화 방안'을 주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0일 이채필 고용부 장관이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공장 현장을 전격 방문한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삼성은 지난달 14일 △유해물질 관리방안 등을 연구하는 건강연구소의 역할과 위상 강화 △임직원 종합건강관리 시스템 구축 △퇴직 임직원 암 발병자 지원 등 자체 보건관리 개선 계획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고용부는 이들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세부 실천 방안을 수립토록 지시했다. 백혈병 역학 조사에서 의미 있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근로자 보건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특별히 요구한 것이다.



또 △취급 화학물질 독성 파악해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차등 관리 △일부 공정에 국한돼 있는 화학물질 모니터링 전체 제조공정으로 확대 △유해성 정보를 근로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 △산업 보건 업무 뒷받침할 수 있는 전담 산업의학 전문의 확보 등을 주문했다. 특히 '퇴직 후 암 발병자에 대한 세부지원 방안'을 가급적 1개월 이내에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토록 했다.

고용부는 삼성전자가 자체 계획과 고용부의 추가 요구 사항을 모두 이행하는 데 2012년까지 약 110억 원, 2020년까지 약 1000억 원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이번 고용부의 요구는 삼성전자가 밝힌 자체 개선 계획의 효과를 높여 근로자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데 의의가 있다"며 "삼성전자가 보건 관리개선 세부 추진 계획을 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팀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는 산업 현장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 영업비밀 관련 제도가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할 방침이다. 이를테면 영업비밀 보호 대상이 아닌 유해성이 강한 물질(벤젠, 톨루엔 등 788종)을 영업비밀로 처리하는 사례나 영업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없는 화학물질 성분을 무작정 영업 비밀로 하는 사례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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