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파생시장 갖가지 '기현상'(상보)

머니투데이 박성희 정영일 기자 2011.08.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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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한때 옵션 외가격 사라지고 ETF괴리율 3%까지 급등

주식시장이 엿새째 폭락세를 이어가며 9일 시장에서는 갖가지 기현상들이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수직 낙하를 하면서 한 때 옵션 외가격이 사라졌고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이 3%대까지 치솟았다.

△옵션 외가격 어디갔지?=이날 장중 한때 코스피200지수는 전날보다 23.79포인트 하락한 218.66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풋옵션 중 행사가가 가장 낮은 227.5보다 8.84포인트 낮았다.



전날 코스피200지수 마감가는 242.5로 거래소는 이를 등가격으로 227.5까지 옵션 행사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지수가 추락하면서 장 초반 외가격이었던 옵션 행사가가 모두 내가격이 돼 버린 것이다.

장 후반에는 낙폭이 줄어들며 233.52까지 상승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모든 풋옵션 행사가격이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지수보다 높은 내가격 상태에 있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옵션 행사가격은 등가격(ATM)을 기준으로 2.5포인트 간격으로 위 아래 6개씩, 총 13개가 제시돼야 한다. 지수가 등락해 옵션 행사가격 개수가 각각 6개가 안 되면 전날 코스피200지수 마감가를 기준으로 추가설정한다.

내가격은 만기에 행사될 가능성이 높은 대신 가격이 비싸고 레버리지가 작다. 외가격은 만기에 행사될 가능성이 낮아 가격이 싸지만 증시가 급변동해 내가격대에 들어서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주로 매매한다.

업계에서는 옵션 행사가를 장 마감 후에만 추가 설정할 수 있다는 규정 탓에 지수가 급변동할 경우 거래가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증권사 파생 애널리스트는 "장중 지수가 초고속 추락하면서 옵션 등가격마져 무너진 건 드물다"며 "이날처럼 지수가 급락하면 이에 맞춰 옵션 행사가격 아랫단이 빠르게 추가 설정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옵션 거래에 거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TF 괴리율이 3%나?=ETF 시장에서도 기현상이 일어났다. 오전 한때 일부 ETF의 괴리율이 3% 이상 상승한 것. 일반적인 경우 ETF의 괴리율은 1%를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날 아리랑 KRX100EW (10,020원 0.0%)는 장중 한때 괴리율이 4% 가까이 기록했고, TIGER 레버리지 (19,305원 ▼450 -2.28%)KStar 레버리지 (9,830원 ▼75 -0.8%)는 괴리율이 2%를 넘어선 상태로 마감했다. 1% 이상의 괴리율을 보인 종목도 다수였다.

괴리율은 ETF의 순자산가치(NAV)와 실제 거래되는 가격간의 차이다. 개장 후에는 순자산가치와 ETF의 가격이 유사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자(LP)들이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한다.

이날은 주가가 급변하며 NAV는 실시간으로 변하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아 직전에 거래된 가격과 NAV의 가격차가 커진 것이다. 또 레버리지 ETF의 경우 장 후반 지수가 반등하며 수요가 몰려 괴리율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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