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재벌이 생길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2011.07.2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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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동반성장, 어떻게 해야 할까

중국에 재벌이 생길 수 있을까?


이중국관중국(以中國 觀中國). 중국으로 중국을 본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 눈으로 중국의 역사를 보면 놀랍다. "1949년에는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고 1979년에는 자본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89년에는 중국만이 사회주의를 구할 수 있었고 2009년에는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다."

중국의 공산당이 1949년 비로소 나라를 출범시켰다는 뜻이다. 1979년은 대대적인 개혁·개방이 이루어진 해다. 자본주의를 도입했다는 뜻이다. 1989년에는 소련이 무너지고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다. 중국에서도 '천안문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중국은 단호히 대처했다. 사회주의를 중국이 구했다는 것이다.



2008년 9월,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의 월가가 무너져 내렸다. 그것을 2009년 중국이 지탱해 냈다는 뜻이다. 중국이 없었으면 자본주의가 무너졌을 것이란 뜻이다. 그러나 그들은 'G2'를 결코 사양한다. 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2위로 부상했다. 하지만 1인당 GDP는 3000달러에 지나지 않는 아직도 가난한 나라라는 것이다.

◇사회주의, 자본주의 다 구해



100년 전을 돌이켜 보자. 20세기 초 중국은 왕조와 군벌 그리고 재벌의 이기심으로 멸망을 자초하고 있었다. 이때 '송가황조'(宋家皇朝)를 돈으로 이룬 재벌인 찰리 쑹이 나타났다. 찰리 쑹(宋嘉樹)은 객가 출신 중국인으로 감리교 목사이자 금융업으로 재벌이 된 사업가였다. 유명한 세 딸, 송자매를 두었다.

큰딸 아이링(靄齡)은 부유한 은행가인 공자(孔子)의 직계손 쿵샹시(孔祥熙)와 결혼했다. 둘째딸 칭링(慶齡)은 쑨원(孫文)의 아내가 됐다. 셋째딸 메이링(美齡)은 장제스(蔣介石)의 아내가 됐다.

1945년 9월 항일전쟁 승리 후 쑹칭링은 마오쩌둥(毛澤東)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여동생 메이링과 장제스를 대만으로 몰아냈다. 칭링은 정말 공산주의를 받아들인 것일까?


21세기 중국 공산당은 변신을 거듭했다. 기업인도 과감히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거대 재벌이 나타난다고 가정해 보자. 답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어떻게 중국 공산당이 소화할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땅의 점유를 50년씩만 허락하고 있다. 그것이 수수께끼의 열쇠가 될 것 같다.

◇정말로 동반성장을 바라나?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최근 발표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2010년 매출규모는 거의 260조원에 달한다. 한국 GDP인 1172조8000억원의 5분의1 이상이다. 물론 GDP는 부가가치의 총합이므로 매출과의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그러나 규모 정도는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MB정부 들어 지난 3년간 대기업의 약진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월가의 금융위기로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대기업은 무섭게 성장을 누렸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완화, 상호출자제한 기준 상향 조정, 고환율정책에 적지 않은 덕을 봤다. 삼성·현대차·SK·LG그룹 4대 대기업의 매출합계는 GDP 대비 51.4%, 즉 반을 넘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 아니면 되는 일이 없다는 소리가 빈 말이 아니게 됐다. 게다가 한국의 대기업은 정치권력은 물론이려니와 언론권력과도 혼맥으로 얽히고설켜 있다. 송가황조처럼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공정사회·동반성장을 정부·여당이 뒤늦게 외치고 있다. 대기업들을 압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말로 동반성장을 바라고는 있는 것인가 의심스럽다. 그렇지, 선거가 다가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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