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엘쿡' 방송 장면
주방제품 제조 판매회사 엘샴마의 김민호 대표(50)는 요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빨리 끓고 빨리 식는 냄비의 특징과 달리 식을 줄 모르는 고객들의 '냄비사랑' 덕분이다.
엘샴마는 냄비상품 '엘쿡(L-COOK)'으로 지난해 15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2년 만에 10배 이상의 외형성장을 이뤘다. 이른바 '잘 만든 냄비하나'로 100억원대 회사 반열로 우뚝 성장한 것이다.
인기가 좋아 지난해만 95회 방송을 했고 1회에 평균 1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롯데홈쇼핑의 다른 제품보다 평균 26% 더 많다. 지난해에만 모두 29만개가 팔려나갔다.
ⓒ롯데홈쇼핑 '엘쿡' 방송 장면
김 대표는 "주부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음식물이 냄비에 눌러 붙는 것과 설겆이 할 때 어려움인데 그 점을 개선했다"며 "아울러 냄비에 색을 입혀 디자인을 감각적으로 바꿨는데 그 점이 주부들에게 크게 어필했다"며 엘쿡의 인기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갖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김 대표는 "롯데홈쇼핑에서 먼저 중소기업의 우수한 상품을 PB상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해서 시작했지만 어려움이 많았다"며 "품평회를 수십 번 했는데 그때마다 퇴짜를 맞았고 매번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손잡이, 꼭지 등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났고 결국 제품이 나오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하지만 이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첫 출시 당시 고객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때부터 안 좋은 것이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파악하기 시작했고 그때 얻은 답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은 따로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때 큰 도움을 준 것이 롯데홈쇼핑이었다.
지금은 컬러냄비로 유명하지만 초창기 엘쿡의 주종은 스테인리스 냄비였다. 2009년 론칭 당시 저가로 기획 생산해 싼 가격에 내놨지만 품질에 대한 의심과 디자인의 차별성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롯데홈쇼핑과 엘샴마는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거듭한 끝에 제품의 콘셉트를 개선하고, 홍보를 확대하자고 결정을 내렸다.
롯데홈쇼핑과 엘샴마는 엘쿡 가격을 평균 수준으로 올리면서 주방도 하나의 패션이라는 콘셉트 아래 통주물에 고운 색을 넣은 세라믹 냄비로 재탄생 시켰다. 그렇게 2010년 1월 리뉴얼해 선보인 ‘엘쿡 세라믹 냄비’는 4개월 만에 총 주문액 100억을 달성하며 대박을 쳤다.
롯데홈쇼핑은 엘쿡의 판매 촉진을 위해 롯데 그룹 계열사를 활용한 판매망 확충에 나서는 등 상품 판매에 발 벗고 나섰다. 특히 공중파 PPL을 비롯해 유명 요리 연구가 김하진, 양지훈 씨를 판매 방송에 초청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였다. 지속적인 방송도 편성하고, 엘쿡을 전담할 PD와 쇼호스트도 지정해 운영했다. 롯데홈쇼핑 최초의 PB 브랜드로서 히트상품 대열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뿐만 아니라 롯데의 유통망을 활용한 다양한 판매 전략을 펼쳤다. 고객들이 엘쿡을 마트·슈퍼에서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롯데마트 21개점에 입점 시켜 판로 개척에 도움을 줬다.
김 대표는 "파트너를 누구를 만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것을 알게 됐다"며 "믿고 후원해 준 롯데호쇼핑 덕분에 기존 사업방식의 틀을 깨고 넓게 보고 멀리 보는 시야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엘쿡은 올해 매출 목표를 210억원으로 잡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