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주부, 억대 매출 의류사업가 된 사연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11.07.1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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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행/동반성장의 현장을 가다-9] 엄재경 부광의류 사장-옥션·G마켓

엄재경 부광의류 사장(사진·41)은 2년 전만 해도 집안 살림에 전념하던 주부였다. 사업 경험이라곤 전혀 없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월 매출 1000만원을 올리는 어엿한 여성 의류 판매 사업자가 됐다. 그것도 해외 판매만으로 거둔 실적이다.

엄 사장은 제때 처분하지 못해 쌓여 있는 의류 재고품을 우연히 보고 온라인몰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궁리 끝에 '땡처리' 제품을 해외에 싸게 내다 파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그러나 집안일밖에 모르던 그가 해외 판매를 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엄 사장은 관련 업무를 배우려고 이리 저리 찾다 옥션과 G마켓이 함께 운영하는 '이베이 해외수출지원시스템(CBT)' 프로그램을 우연히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옥션과 G마켓이 국내 중소영세상인과 중소기업들의 수출 판로를 돕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CBT를 통해 이뤄진 누계 수출금액만도 1000억원에 달한다. 이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 3년 만의 일이다.

↑엄재경 부광의류 사장은 G마켓-옥션의 이베이 해외수출지원시스템(CBT)를 통해 전업주부에서 억대 매출을 올리는 해외 판매 사업자로 변신했다.↑엄재경 부광의류 사장은 G마켓-옥션의 이베이 해외수출지원시스템(CBT)를 통해 전업주부에서 억대 매출을 올리는 해외 판매 사업자로 변신했다.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세계서도 통합니다"=사업 초짜였던 엄 사장은 처음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번은 브라질 바이어에게 200달러가 넘는 물품을 판매했다가, 바이어가 현지 세관에 걸려 물품가의 2.5배에 해당하는 세금을 물게 됐다.



물품을 안 찾겠다는 그 바이어에게 수십 통의 메일을 보내 설득하는 한편, 세관원에겐 국제전화를 걸어 서툰 영어로 힘겹게 사정을 설명해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후 엄 사장의 사업도 점차 안정을 찾았고, 그 때 인연이 된 바이어는 지금도 거래하는 단골 바이어 중 한 명이 됐다.

엄 사장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단골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메일로 미리 신상품 사진을 보내기도 하고 구매 수량보다 항상 넉넉하게 제품을 전달했다. 또 반품이 들어오더라도 신속하게 처리해 신뢰를 쌓았다. 덕분에 러시아 바이어의 경우 사정이 생겨 배송이 한 달 이상 걸려도 기다려 줄 정도로 신뢰가 쌓인 '빅 바이어'가 됐다. 제품에 만족한 바이어들에게 감사 메일이 쏟아졌고 이제는 세계 각국의 단골 고객을 둔 글로벌 판매업자가 됐다.

엄 사장은 해외 판매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해외 온라인 판매는 직접 대면하는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엔 '이베이 셀러들의 모임'과 같이 정보를 얻고 공유할 수 있는 곳도 많아 사업을 시작하는 초보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CBT통해 3년 만에 1000억 수출..美LA 물류창고 설립 추진= 엄 사장과 같이 CBT의 플랫폼를 통해 해외 판매를 하는 사업자가 급증하면서 연간 수출액도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08년 처음 도입된 첫해에 170억원이던 매출액이 2009년 400억원, 지난해에는 1000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올해는 1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CBT가 영세사업자들에게 '나도 할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는 동시에 우리나라 '개미 온라인수출역군'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CBT는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우선 회원에 가입하면 해외 판매를 할 수 있는 국제결제시스템인 '페이팔'과 DHL 등과 같은 국제 배송업체들과 연계된다. 판매자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사이트인 이베이에 상품을 올리면 바이어들이 이를 보고 구매를 하는 구조다.

옥션과 G마켓은 판매자를 돕기 위해 '이베이 판매자 지원 전용사이트(www.ebay.co.kr)'도 개설했다. 동영상 강좌, 해외 온라인 판매 실습 프로그램이 포함된 각종 해외 판매 교육은 물론 수수료, 해외 배송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배출한 교육생도 총 1만3000여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6300여명이 현재 판매사업자로 활동 중이다.

옥션과 G마켓은 나아가 영세사업자들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리스(LA)에 물류창고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옥션 관계자는 "물류창고가 설립되면 비용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배송기간 등도 단축되는 이점이 있다"며 "가전, 잡화 등 다양한 품목들이 더 많이 수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옥션과 G마켓은 지난해 3월 중소기업청과 함께 디지털 상인을 육성하자는 취지의 '전통시장관'을 개설해 시장 상인과 상점가 상인들의 판매상품의 판로를 돕고 있다. 이 사업 1년 만에 상인 1500여명을 육성했으며 이들을 통해 약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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