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정수기 신화 새로 쓴다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11.06.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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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살균얼음정수기 인기비결.. 첨가물 없어도 99.99% 살균

지난 4월 서울대 안에 자리한 웅진코웨이 (59,300원 ▲1,900 +3.31%) 연구·개발(R&D)센터. 연구실에 둘러앉은 정수기개발팀은 막 물컵을 내려놓는 홍준기 사장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홍 사장의 평가에 따라 신제품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2007년 한 번 퇴짜를 맞은 터라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됐다. 이제 출시해도 되겠다." 홍 사장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개발팀원들은 손을 맞잡고 환호했다. 밤샘을 마다않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고 한 팀원은 당시를 떠올렸다.
웅진코웨이, 정수기 신화 새로 쓴다


웅진코웨이가 올 6월에 선보인 살균기능 정수기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2004년 개발을 시작해 출시까지 7년이 걸렸다. 2007년에 빛을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웅진코웨이의 '깐깐함'을 대표하는 홍 사장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제품개발에 참여하는 생산자이자 동시에 제품을 냉정히 평가하는 1차 소비자였다.



'스스로' 살균얼음정수기(CHPI-521L)가 1차 평가에서 낙방한 건 물맛 때문이었다. 살균을 위해 인체에 무해한 별도 첨가물을 넣었는데 물에 첨가물 맛이 일부 남아 있었던 것. 100명 중 1명이 느낄까 말까 할 정도의 미세한 맛이었지만 홍 사장은 "이대로 출시할 수 없다"며 퇴짜를 놓았다.

정수기 개발팀은 전기화학반응에서 해답을 찾았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살균수가 내부탱크와 유로 내부 등 물이 지나는 곳을 살균해주는 방식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인체에 무해하고 물맛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대장균, 장구균, 황색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을 99.99% 이상 살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균기능은 자동모드와 수동모드로 세분화했다. 자동모드는 5일에 한 번 자체적으로 작동해 집을 오래 비워도 위생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수동모드는 고객이 원할 때마다 살균하는 방식이다. 살균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30분. 얼음 추출 기능의 위생도 한층 강화했다. 얼음트레이와 저장탱크 분리가 쉽게 설계해 청소와 관리가 용이하게 했다. 탱크 내부의 위생상태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제빙 선택기능과 빛 감지센서를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도 강점이다.

웅진코웨이가 이렇게 정수기 위생에 정성을 들이는 것은 2008년의 '아픈 경험'이 계기가 됐다. 당시 한 소비자고발 방송을 통해 정수기업계의 위생이 도마에 오르면서 정수기업계는 도매금으로 뭇매를 맞았다. 정기적인 사후관리서비스를 받지 않는 제품이 문제였지만 웅진코웨이는 변명 대신 행동을 택했다. '하트'(HEART) 서비스를 론칭, 사후관리를 강화하면서 제품을 개선해나갔다.

'하트' 서비스는 '고객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 고객의 필요에 적극 응답함으로써 신뢰를 약속한다'는 서비스철학을 담고 있다.


고객의 '니즈'도 살균정수기 탄생에 한몫했다. 갤럽리서치가 만25~49세 여성 500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42.8%가 정수기에서 살균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무결점'을 지향하는 회사의 철학이 더해졌다. 아이들이 코크에 입을 대고 마시는 등 청결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해도 위생에 문제가 없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가치가 반영됐다.

고객의 마음을 읽어서일까. '스스로' 살균얼음정수기는 출시 이후 초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6월8일 이후 11영입일 만인 23일 현재 약 1000대가 팔려나갔다. 광고도 하지 않은 고가 프리미엄제품이 이만큼 팔린 건 이례적이란 게 업계의 평이다. 특히 이 제품은 일시불 기준 260만원으로 웅진코웨이 가정용 정수기 가운데 최고가다.

강성호 마케팅본부장(상무)은 "자가살균시스템은 정수기 내부의 살균과 위생에 대한 불안심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스스로' 살균얼음정수기를 앞세워 정수기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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