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엔씨소프트·NHN, '두마리 토끼' 누가 잡을까

더벨 이상균 기자 2011.06.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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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성공하면 '캐주얼 게임장르' 보강과 실적 확대 가능

더벨|이 기사는 06월19일(15:17)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엔트리브소프트(이하 엔트리브) 인수를 놓고 국내 굴지의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179,700원 ▲1,500 +0.84%)NHN (194,600원 ▲5,800 +3.07%)이 진검승부를 벌일 태세다. 현재 이들 양사와 함께 외국계 게임사 3~4곳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자금동원력과 인수의지를 놓고 볼 때 엔씨소프트-NHN의 2파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인수전은 넥슨에 비해 게임개발회사 인수에 소극적이었던 양사의 전략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양사는 약점인 캐주얼 게임장르 보강과 함께 즉각적인 실적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엔트리브의 몸값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게임업계 M&A 열풍이 몰아치면서 쓸만한 개발사는 거의 새 주인을 찾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시기적으로 엔트리브의 가치가 높게 평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 MMORPG 비중 96%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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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서는 올해 초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고위 임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게임사 인수합병(M&A)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넥슨이 최근 3년간 게임하이, 엔도어즈, 네오플, 코프슨스, 시메트릭스페이스 등을 먹어치우는 동안 엔씨소프트는 넥스트플레이 1곳을 인수하는데 그쳤다. 매출 기준 1위 자리도 넥슨에게 내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 인수전에 얼마나 적극성을 보이느냐는 향후 게임업계를 흔들만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에 매물이 나오면 엔씨소프트는 넥슨, NHN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항상 몸을 사리곤 했다”며 “이번에 엔트리브 인수에 성공한다면 엔씨소프트의 인수 전략이 달라졌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부족한 게임장르를 보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엔트리브는 매력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엔씨소프트는 리니지Ⅰ과 리니지Ⅱ, 아이온, 길드워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매출의 96.3%가 발생했다. MMORPG 의존도가 너무 높다.

반면 엔트리브는 골프게임인 팡야와 야구게임인 프로야구 매니저, 말 육성게임인 엘리샤 등 가벼운 캐주얼게임이 주력이다. 엔씨소프트의 부족한 게임 장르를 채워줄 수 있는 구조다.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을 확정지었다는 것도 호재다. 엔트리브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끈 프로야구매니저 게임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야구단 전체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효과도 예상된다.

◇NHN, 사행성 비판받는 웹보드게임 비중 낮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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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NHN은 게임사업 부문에서 60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 올해 1분기 역시 33%로 비슷한 비중을 유지했다. 게임업계 매출 순위로는 3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NHN의 주력인 고스톱, 포커, 카드 등 웹보드게임이 사행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다보니 일각에서는 NHN이 게임사업 부문을 분사할 것이란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NHN 입장에서는 웹보드게임의 비중을 줄이고 MMORPG와 캐주얼 게임 등의 비중을 높일 필요성이 큰 셈이다. 이런 점에서 캐주얼 게임이 주력인 엔트리브는 NHN에게도 군침을 당기게 하는 업체다.

기존 NHN의 야구게임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NHN은 현재 야구9단을 서비스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온라인 야구게임인 슬러거 개발사 와이즈캣을 인수하기도 했다.

야구9단의 경우 구단주 입장에서 전개하는 웹브라우저 방식의 게임이다. 엔트리브의 프로야구매니저와 유사하다. 엔트리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최근 야구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4개 게임 중 CJ E&M의 마구마구를 제외한 3개 게임을 직간접적으로 손에 넣게 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매니저와 야구9단은 유저층이 비슷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카니발라이제이션 현상이 두드러지는 야구게임 시장을 선점하는 장점이 있다”며 “웹게임은 접근성이 좋아 유저의 연령층이 다양하다는 특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NHN이 MMOPRG에서 큰 재미를 못 본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엔트리브 인수를 통해 캐주얼 게임 보강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M&A업계에서는 엔트리브의 실적이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에 인수에 성공한 업체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즉각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엔트리브의 기업 가치가 PER 10 중반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16일 기준 NHN의 PER는 18.79배, 엔씨소프트는 35.32배를 기록하고 있다”며 “게임업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20 이상의 PER는 인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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