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만 있을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6.1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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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재분류' 논란 핵심으로 떠오른 국민드링크 박카스

"박카스 하나를 왜 약국에서 사 먹어야하냐. 약사가 진찰을 하냐"(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5월26일 송별 기자간담회)

"경제부처는 박카스 하나라도 풀어라고 하는데 박카스 안 먹는다고 피해 오는 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논리가 이상해진다. 약물 오남용을 부추겨 산업을 키우겠다는 건가" (진수희 복지부 장관, 5월31일 복지부 기자단 간담회)

앞으로도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만 있을까?


그동안 지속돼 온 일반약의 약국외판매 논란에서 동아제약 (101,400원 ▲1,100 +1.10%)의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단골메뉴로 거론돼 왔다. 박카스가 전문약과 일반의약품을 통틀어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품목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약의 약국외 판매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앞으로 박카스를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복지부는 현재 '일반약 약국외 판매' 대신 '의약품 재분류'를 검토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와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약국에서만 팔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20여 개 품목을 약국 외에서도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재분류하는 안을 실무적인 수준에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박카스 등 자양강장제와 까스활명수 같은 액상소화제류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양강장제는 안전성이 확보돼 1차적으로 의약외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자양강장제로는 동아제약 박카스, 일양약품 원비디, 영진약품 영진구론산 등이 있으며 연간 시장규모는 1600억원 정도다. 전체 자양강장제 시장 중 박카스의 매출 비중은 70%가 넘는다. 지난해 박카스 매출은 1283억원이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15.9% 증가한 266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자양강장제들은 피로회복제로 손쉽게 마시지만 엄연히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박카스의 경우 카페인이 30mg 함유돼 있어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약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양강장제로 약국이 직접 얻는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 자양강장제 1병에 붙는 마진은 50~100원 수준. 대형 약국의 경우 원가 그대로 파는 경우도 많은데 자양강장제를 통해 다른 약도 싸다는 이미지를 주려는 전략이라고 한다.


특히 자양강장제 구매를 통해 추가적인 제품판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자양강장제의 유통경로가 확대될 경우 아무래도 약국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또 자양강장제가 의약외품으로 풀리기 시작되면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의약외품 전환 압박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약사단체의 반발이 거셀 수도 있다.

한편 자양강장제제의 약국외 판매가 시작될 경우 일부 제약사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우리보다 앞서 자양강장제를 자유롭게 팔게 한 일본의 선례를 참고한 것이다. 일본은 1998년 자양강장제의 슈퍼판매를 허용했고 시장규모는 1997년 1014억엔에서 2005년 1300억엔으로 22% 증가했다. 가격경쟁으로 가격이 인하됐으나 접근성이 좋아진 덕분이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박카스는 연간 3억5000만병 정도 팔리는데 약국외판매가 이뤄지게 되면 판매량이 지금보다 50%정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제약사들은 조용히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자양강장제 약국외 판매가 허용되면 유통채널이 다양해져 많이 팔릴 수도 있다"면서도 "단가압력, 추가적 마케팅비용 부담, 그동안 안정적이었던 약국판매망의 붕괴 등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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