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질문은 ‘마시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는 차들이 많은데 그 효용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였습니다.
여러 가지 선전문구들이 혹 하게 만드니까요. ‘식약청 인증’이라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이라던가, ‘모모 대학 연구팀에 의해 개발’이라는 문구들이 꽤 쉽게 사람 관심을 끌게 됩니다.
FDA는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약자로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입니다.
FDA 승인은 미국에서 제품을 팔기 위한 첫 번째 관문입니다. FDA를 거쳐야만 임상 시험도 시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의약품이나 식품, 의료기 등만을 생각하시는데 미국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화장품, 건강식품, 농수산물, 의료장비는 물론이고 핸드폰과 같은 전자 제품까지도 심사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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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식품·약품. 의료기기, 생물의약품(biologics), 동물사료 및 약품, 화장품, 방사선방출제품(전자제품) 등 총 일곱 개 분야로 나누어 제품들을 심사하고 평가합니다.
여기서 인증하는 ‘승인’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미국 내 사용 금지 성분이 없어서 수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있고, 안전성은 인정한다는 의미도 있으며 그 효능을 인정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문제는 ‘효능에 대한 승인’은 굉장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예를 들어 볼까요? ‘보톡스’의 경우 1977년부터 안검경련증과 사시 치료에 사용돼 왔지만 1989년이 되어서야 FDA의 판매허가를 받게 되었고, 주름을 펴는 미용 시술로서도 1980년대부터 사용됐지만 그 효능의 인정은 2002년에야 얻게 되었습니다. 이미 의사들이 주름을 펴는 목적으로 20여년을 사용하고서야 효과가 있다는 인정을 받은 것입니다.
즉 ‘수입 가능’에 대한 승인은 미국 내 금지 물질만 들어 있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있고, ‘안전성’에 대한 승인도 ‘그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위험하지는 않다’는 의미입니다. 정말 ‘효능’에 대한 승인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많은 수의 ‘FDA 승인’이라는 선전 문구 중에서 진정 ‘효능에 대한 승인’을 받은 제품은 거의 없을 겁니다.
결국 저는 이렇게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체중을 줄이는 성분 중 가장 강력한 성분만 추출해서 만든 약, FDA에서도 그 효능에 대해서 인정한 것들만 쓰면서도 체중을 줄이기가 이렇게 힘든데, 그냥 차 한 잔으로 살이 빠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직 우리는 ‘만병통치약’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