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지방간을 넘어서 심장 비만까지…

머니투데이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2011.05.1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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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지방간을 넘어서 심장 비만까지…


비만 및 다이어트 등 지방과 관련된 일만을 생각한지 십여 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간 참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과거 "남자는 배가 좀 나오고 풍채가 있어야 된다", "좀 사는 집 사모님도 풍채가 좀 있어야 된다", "보약을 먹고 나면 체중이 좀 나가고 얼굴에 살도 좀 올라야 된다"던 시기가 있었지요.

하지만 어느 덧 ‘비만’이 총체적인 질환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 많다는 것에 어느 정도 국민들의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부 비만에 대해서도 흔히 이야기하는 ‘뱃살’인 피하지방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안 복강 내에 존재하는 내장지방이 문제라는 것도 웬만한 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또 체중이 늘어남에 의해 간에 지방이 많아지는 지방간도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것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심장 비만’에 대해서 생각해 본 일은 별로 없으실 겁니다.



이번 달 '오비서티(Obesity·비만)' 학술지에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비만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Obesity'라는 학술지는 상당히 권위 있는 학술지입니다.

여기 표지 논문을 장식하게 된 것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연구된 ‘심장비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권위 있는 학술지의 표지를 국내 연구진의 학술 논문이 장식한다는 것은 국내 의학의 쾌거입니다.

사실 저도 ‘심장 비만’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본 일은 없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실제 체중이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심장 주위에 지방이 많으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것입니다.


심혈관 질환이 없는 40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을 측정한 결과 심장 주위에 지방이 많은 사람이 지방이 적은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 협착은 10배, 죽상경화반은 3배,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가 6배 더 높다는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비만한 사람’에서 가장 큰 합병증은 이른바 ‘3대 비만 연관 질환’이라는 제2형(성인)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를 통해 체중이 정상이라 하더라도 심장 주위 지방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암이 무서운 이유가 단순히 한 군데에서 발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전이된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은 단순히 피하지방층과 내장지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주요 장기에 침착된다는 것만으로도 지방세포의 무서운 점을 알려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방간을 넘어서 심장비만이라니… 나중에는 ‘뇌 비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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