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심사 강화'...리츠, 줄줄이 상장 연기

더벨 윤아영 기자 2011.05.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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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리츠 상장폐지 여파..가경리츠 등 청약일정 변경

더벨|이 기사는 05월18일(14:10)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다산리츠의 퇴출 위기 이후 자기관리리츠의 상장 심사 규정의 전면적인 개정에 나섰다. 부실한 기업을 상장시켰다는 비난을 받자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상장을 준비 중인 리츠들의 상장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18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가경리츠는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유상증자 28억원의 청약을 진행하려던 일정을 한달간 연기했다. 거래소가 리츠의 상장 신청 접수를 거부하고 있어 청약을 완료하더라도 상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발행사 관계자는 "거래소가 공익과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규정이 개정될 때까지 상장 심사를 중단하고 있다"며 "청약을 진행할 수 없어 6월21일~22일로 청약 일정을 바꾸게 됐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다산리츠의 퇴출 위기 이후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자기관리리츠의 상장 심사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전까지 국토부의 리츠 인가와 증권신고서의 효력 발생 등 형식적인 요건이 충족되면 상장이 이뤄졌다. 하지만 다산리츠가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 형식적인 상장 심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기관리리츠의 투자 위험성이 높아 형식 심사로는 회사를 판단하기 어렵다"라며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해 다시는 다산리츠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상장 심사 절차를 전체적으로 검토하기 전에는 리츠의 상장 심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상장을 코 앞에 둔 광희리츠의 일정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광희리츠는 지난 4일 유상증자 공모를 완료했다. 36억원 모집에 1800억원 가량의 공모 자금이 몰려 50.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전이라면 공모 자금이 확보되자마자 바로 상장 절차가 진행되지만 거래소에서 심사를 거부해 무기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사업 자료를 추가로 요구했다"며 "최대한 사업의 안정성에 대해 설득하고 있지만 언제 상장이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리츠업계는 국토부의 인가 기준 강화에 이어 거래소의 심사 규정 강화로 리츠 설립에 또 하나의 고비가 생겼다고 우려하고 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설립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상장 준비 중인 리츠 회사들이 더 많은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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