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글렌코어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인수주관사 중 하나인 UBS에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글렌코어가 곡물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곡물 수출 금지 부과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UBS 보고서는 또 "글렌코어의 농산물 팀이 러시아 가뭄이 시작되던 지난해 봄과 여름에 매우 시의적절한 보고서를 러시아 농업계로부터 받았다"며 "이 보고서가 밀과 옥수수 매수 포지션을 취하게끔 하는 자기자본거래(프랍 트레이딩)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글렌코어의 이 같은 거래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식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투기거래를 지목하는 등 민감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G20)은 오는 6월 곡물 시장과 관련한 특별 회의를 주최할 계획이다.
논란이 일자 글렌코어는 24일 "전반적인 곡물 거래 포지션의 결과가 혼조세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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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코어 측은 러시아 밀 금수조치로 중동지역에서 미리 체결했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부터 더 비싸게 밀을 매입해야 했다는 점을 들며 "수출 금지가 특별히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글렌코어 IPO를 위한 은행 신디케이트 중 한 업체인 리베룸 캐피탈은 이 같은 프랍 거래가 글렌코어 트레이딩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리 수에 머물 것이라고 추산했다.
글렌코어 IPO에 참여하는 9개 은행들의 애널리스트들은 글렌코어의 기업가치를 평균 62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중 3분의 1이 트레이딩 하우스에서 창출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글렌코어의 농산물 이자 및 세전 영업이익(EBIT)은 2배 늘어난 6억5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카길 등 다른 거대 원자재 거래 업체를 러시아 밀 금수 조치로 혜택을 봤으나 아처다니엘스미들랜드(ADM) 같은 업체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