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초강세= 양날의 칼, 물가안정 vs 핫머니 유입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4.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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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기준환율 6.5156위안, 6.53대 깬 이틀 만에 6.52대도 하향돌파

중국 위안화 강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6.53대를 하향돌파한 지 이틀 만에 6.51대로 떨어져 위안화 강세 행진에 브레이크가 없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가 소비자 물가안정과 외환보유고의 적정수준 관리라는 2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는 양상이어서 위안화 환율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는 핫머니 유입을 늘려 통화증발을 초래함으로써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양날의 칼’의 성격도 갖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경우 투기세력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등 환율제도 자체를 개선하는 게 물가안정 외환보유고관리 핫머니유입억제 등 세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2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52위안 떨어진(위안화 가치 상승) 6.5156에 고시했다. 이는 2005년7월 환율제도를 바꾼 이후 5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10시50분(현지시간) 현재 상하이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기준환율보다 0.0011위안 낮은 6.514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위안화 환율은 4월 들어 13거래일 동안 무려 10일 동안이나 최저치(위안화가치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틀 동안 0.0104위안이나 떨어지며 지난 20일 6.53대가 무너진 뒤 다시 6.52대 마저 하향 돌파하는 등 갈수록 하락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환율을 소비자물가 안정 정책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지난 16일 보아오포럼에서 “이미 환율을 인플레이션 억제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후샤오리앤 인민은행 부행장도 지난 19일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공개한 문건에서 "소비자 물가안정을 위해 위안화 환율을 탄력적으로 변동시켜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물가상승압력을 완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3월중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4%로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정부 목표치(4%안팎)를 크게 웃돌았고, 4월 이후에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 불투명하면서 기준금리와 지준율 인상 외에 환율까지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원인은 3조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고의 합리적 관리를 위한 것이다. 저우 행장은 지난 18일, 칭화(淸華)대 금융고위강좌에 출석해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3조 달러를 넘어선 것은 합리적 수준을 초과한 것”이라며 “무역수지흑자를 줄이고 소비를 비롯한 내수를 확대하며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초과 외환보유고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율을 떨어뜨려 무역흑자 규모를 줄임으로써 과도하게 늘어나는 외환보유고를 적정수준으로 억제하고 물가도 안정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위안화 환율이 한 방향으로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확실한 전망’은 핫머니의 유입을 초래해 자본수지 흑자를 통한 시중유동성을 증가시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을 떨어뜨리는 것이 오히려 물가상승 압력이 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위안화 1년만기 선물이 6.3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어 위안화 강세는 6.3위안 수준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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