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생존경쟁…마지노선은 '3%'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11.04.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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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엔터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3>]양윤직 오리콤 미디어컨설팅팀 부장

편집자주 '음악·영화·드라마·뮤지컬·게임…' 엔터테인먼트는 우리 삶에 점점 깊숙이 침투하고, 한류열풍은 전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하지만 '산업'으로서의 엔터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기업과 돈, 스타의 운명적 만남. 그 궁금증을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하나둘 풀어본다.

"종편채널은 시청률을 3~5%는 확보해야 '준지상파'로 생존이 가능합니다. 자본금이 모두 소진될 2년 내에 목표를 달성할 채널이 몇 개나 될까요"

광고대행사 오리콤 IMC본부에서 일하는 양윤직 부장(사진)의 전망이다. 미디어컨설팅팀에서 미디어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그는 최근 급변하는 미디어시장을 지켜보면서 디지털미디어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연구에 한창이다. 그 결과물로 지난달 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TGIF 스토리'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종편 생존경쟁…마지노선은 '3%'


광고·미디어 업계에서 최고의 화두인 '종편채널'에 대해서 양 부장은 "의외로 준비가 거의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종편채널의 가장 큰 약점으로 인력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지상파의 고급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신문사 기준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하지만 '역차별' 문제로 기존 조직의 반발이 심하다. 결국 지역방송국의 경력직과 대규모 신규인력으로 충원하게 되고 경쟁력은 저하될 거라는 지적이다.



"신문광고는 광고효과를 따지지 않지만 방송은 매일매일 시청률이라는 평가가 나와 효과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종편이라는 이유로 광고단가를 높게 받을 거란 기대를 하는데 기존 케이블채널보다 높은 시청점유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려운 일입니다"

양 부장은 종편의 등장으로 '확률 게임'이 불리하게 조정됐다고 지적했다. 지상파에서 주수익원인 드라마의 경우 한 채널에서 히트작이 나오면 다른 경쟁채널은 죽게 되는 구조인데 기존엔 '3분의 1'의 확률게임이었지만 이제는 '7분의 1' 게임이 됐다는 것. 물론 자본과 경험에서 뒤지는 종편채널의 확률은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종편의 등장으로 YTN (3,930원 ▲140 +3.69%)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 됐습니다. 보도채널 2개는 기본 선택사항으로 케이블광고를 집행해왔는데 종편 4채널에 보도 관련 광고예산이 배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쟁사가 MBN 1개에서 이젠 연합뉴스TV와 종편 등 5개로 늘어나게 되는 거죠."


중앙은 개국 첫 해에 SBS와 맞먹는 규모인 3000억원을 투자해 승부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아사히TV, 폭스 등 해외 제휴사를 통해 들여올 검증된 프로그램들을 배치하고 프라임타임에 투자를 집중한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거라는 예상이다.

"4개사가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초기에 투자가 집중될 겁니다. 예상대로라면 2년 내에 자본금을 다 소진하게 되는데 그때까지 시청률을 준지상파 수준인 3~5%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겁니다."

오후10시 메인뉴스 등 예측이 가능한 '변칙편성'만으로 종편이 지상파와 기존 케이블채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기는 쉽지 않다. '제로섬'인 방송광고 유치를 하려면 시장 자체를 키워야하고 그 방법으로 기존에 방송광고가 금지됐던 17도 이상 주류, 생수, 전문의약품 등의 규제를 푸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봤다.

"의약품 등은 방송광고에 따라 매출에 큰 차이가 나고 성형외과 등 병원광고도 허용만 된다면 큰 시장을 형성할 겁니다. 종편이 생존방안으로 내년 대선을 겨냥한 정치토론, 시사다큐 프로그램들을 대거 편성해 규제완화를 노릴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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