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틈만 나면 삼성 '흠집내기''물타기'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1.04.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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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호랑이' 삼성전자 맞고소로 적극 대응

↑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참고 참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좌시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애플이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를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자, 그동안 '고객사 예우' 차원에서 애플의 도발을 묵묵히 참아왔던 삼성이 드디어 맞고소로 분기를 드러냈다.

사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에 대한 애플의 도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스티브잡스 애플 회장이 4분기 실적발표 뒤 전화회의에서 내뱉은 발언이다.



당시 잡스는 "내달부터 쏟아질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DOA'(Dead on arrival) 즉 도착 즉시 사망하게 될 것이며 제조사들은 뼈아픈 교훈을 얻고 내년에 우리와 같은 10인치로 화면을 키우게 될 것"이라는 독설을 퍼부었다.

그가 언급한 7인치 태블릿 제조사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발언이다.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등 핵심 부품공급을 담당하는 협력사지만, 스마트 기기 시장의 최대 경쟁자이기도 한 삼성에 대해 '같은 하늘을 이고 살수 없다'는 적의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달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패드2' 출시 행사에서도 잡스는 행사중 돌연 "갤럭시탭은 모방품"이라며 삼성 비하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러나 두 건 모두 삼성은 고객사라는 이유로 침묵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비난행보는 거의 습관적으로 이어져 왔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아이폰4'를 출시한 후 손에 쥐는 방식에 따라 안테나 수신률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이른바 '안테나게이트' 사건이 불거지자, 삼성전자 등 경쟁사 제품을 거론하며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고 물타기를 했다.


심지어 자사 웹사이트에 경쟁사 제품을 늘어놓고 유사현상이 벌어진다고 설명하기까지 했다. 자사제품의 불량문제를 타사제품에까지 전가하는 애플의 물귀신 작전은 비신사적 추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른 경쟁사들은 CEO까지 나서서 애플의 주장을 반박하는 소동을 벌였지만 당시에는 삼성은 대응 자체를 극도로 자제했다. 삼성은 "수년간 고급휴대폰을 디자인해온 경험에 근거해 삼성 휴대폰은 어떤 방식으로 쥐더라도 수신감도를 극대화하는 내부 안테나 디자인 기술이 사용됐다"고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애플의 치졸한 공세에도 현재와 미래의 고객사라는 이유로 자사입장만 담담히 밝힌 것이다.

애플, 틈만 나면 삼성 '흠집내기''물타기'
물론 해외에서 애플의 주장을 희화하는 촌철살인형 광고를 내며 우회적인 대응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 역시 애플이 '눈엣가시'였던 삼성에 대한 도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애플의 경쟁사에 대한 비판이 고도로 계산된 발언임을 감안하면, 이번 소송역시 '아이폰5' 출시가 하반기 이후로 지연된 가운데 최대 경쟁사인 삼성과 경쟁모델인 '갤럭시S2'에 대한 '흠집내기'와 '노이즈마케팅'으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속셈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애플의 험담에도 고객이라는 이유로 인내심을 보였던 삼성조차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역공을 벼르고 있다.

'IT업계의 이단아' 애플과 '침묵하던 호랑이' 삼성전자의 대결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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