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에 이례적 강공 선택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1.04.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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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이 특허침해"..갤럭시S2/갤럭시탭 신제품 출시 앞두고 견제 판단

애플이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를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자 삼성 역시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맞고소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는 그동안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발언 등을 통해 공격해 올 때마다 ‘애플이 삼성의 고객사’라는 이유로 반격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사의 갤럭시S2와 갤럭시탭 10.1, 8.9 등 신제품 출시가 임박한 시점에서 애플이 삼성을 견제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강공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 “중요 고객이지만 법적 대응 불가피”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해 소송을 한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표절했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5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면서 삼성의 ‘갤럭시S 4G’ ‘에픽 4G’ ‘넥서스 S’ ‘갤럭시탭’ 등이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자신의 독특한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하기 보다 애플의 기술, 유저 인터페이스, 혁신적인 스타일을 베끼는 것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상당히 중요한 고객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일단 고객사에서 먼저 법적인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핵심적인 특허와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적도 없다”며 “제소를 당해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갖고 있는 통신표준 분야에서 애플이 삼성의 특허 침해를 많이 했으므로 애플에 대해 단호하게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이례적 강공…애플 재뿌리기에 대응

이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연간 78억 달러 어치의 반도체, LCD 등을 구매하는 고객이라는 점 때문에 애플과의 갈등 또는 마찰이 불거질 때마다 거의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것과 대조된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갤럭시S2, 갤럭시탭 10.1, 8.9 등의 신제품 출시를 앞둔 애플의 ‘재뿌리기’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다음주 국내에서 갤럭시S2를 시장에 내놓는 데 이어 다음달 1일 영국에서도 '갤럭시S2'를 출시하는 등 판매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었다.

갤럭시탭의 경우도 상반기 중 출시해 ‘아이패드2’와 맞불을 놓을 방침이었다.

반면 애플은 자사의 아이폰5의 출시가 하반기로 지연되면서 삼성에 대한 발목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 올랐고 태블릿PC에서도 애플과의 제품 격차가 거의 없어지면서 삼성을 불편하게 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애플의 견제구에 대해 삼성이 맞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자칫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후발주자인 삼성이 제품판매나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중요한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에 정면대응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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