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가격은 4월들어 상승폭과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왕에 따르면 상하이금거래소에서 은 가격은 지난 15일 현재 kg당 9137위안으로 지난 연말(6660위안)보다 37.1%나 상승했다. 특히 4월 들어 9거래일 동안 무려 1167위안(14.7%)이나 급등하며 8000위안과 9000위안의 관문을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거침없이 돌파했다.
2008년초부터 불어 닥친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로 금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금값이 급등했지만, 당시 은 가격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국제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값은 1보 후퇴하면 2보 전진한 식으로 거의 수직상승하고 있다.
중국 금투자분석사 자격평가위원회의 저우홍타오(周洪濤) 위원은 은값이 치솟고 있는 원인을 5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 금과 은 등 귀금속 선호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1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리비아 등 아랍권 불안 요인 등으로 금뿐만 아니라 은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둘째 은의 높은 상품성이다. 은은 금보다 널리 산업생산에 쓰인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실물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셋째 금과 은 가격의 균형 회복이다. 역사적으로 금값은 은값보다 40배 정도 비싼 것이 보통이었다. 은값이 가장 많이 올랐을 때는 15배까지 축소됐고, 금값이 뛰었을 때는 60배까지 벌어졌지만 40배 수준으로 회귀했다. 현재 은값 급등으로 35배 정도로 축소된 상황이다.
넷째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가치 보장을 위해 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다섯째 이미 많이 오른 금보다는 은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 투자자들의 자금이 은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런 요인 외에 중국에서 은 가격이 더 뛰는 데는 추가적인 요인이 있다.
하나는 은에 투자하기 위한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금의 최소 투자단위가 수만위안(수백만원)인 반면 은의 최소 단위는 수천위안(수십만원)으로 중산층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쉽다. 다음으로 은의 가격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단기차익에 민감한 중국인들의 투자성향에 은이 더 잘 맞는다는 얘기다.
일례로 귀금속 투자전문회사인 헝타이따통(恒泰大通)이 4월초에 은 투자 상품을 선보였는데 150만명의 고객이 몰려 순식간에 품절됐다. 헝타이따통이 고객자금을 모아 사들인 은은 150kg(약135만위안, 2300억원)이나 됐다.
은퇴한 이후 전문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는 천(陣)씨는 “그동안 주식 펀드 선물 외환 등에 대한 투자를 섭렵한 뒤 최근에 금과 은에 손을 댔다”며 “최종적 결론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은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은에 대해 투자하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
기대수익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률이 높으면 반드시 위험도 크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은에 투자하려면 2가지 위험을 반드시 고려한 뒤 투자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첫째 은의 가격 변동이 크다는 사실이다. 심한 가격 변동은 양날의 칼과 같다.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둘째 은 가격이 이미 많이 올라 추가로 많이 상승할 확률보다는 조정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31년 전에 은 가격은 온스당 48.7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순식간에 4달러로 91.8%나 폭락한 적이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금값은 보통 은값보다 40배 높았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금값은 현재 은보다 35배 정도 비싸다.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은 가격이 비싼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투자격언을 항상 명심하고 은에 대한 투자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