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PF채권 특화 '민간 배드뱅크' 만든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1.04.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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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은행 출자 부실PF 처리 배드뱅크 설립검토...금융당국-금융지주 CEO 논의

은행권 출자를 통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처리를 전담하는 '민간 배드뱅크'(Bad bank)를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8일 오전 8시 서울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유암코처럼 부실 PF 채권 처리에 특화된 민간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키로 했다"며 "PF 문제로 건설사들이 연쇄 도산하고 대출 부실로 인해 금융권에 리스크(위험)가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드뱅크란 금융회사가 보유한 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사들여 이를 정상화하는 특수목적회사다. 현재 은행들이 출자해 만든 민간 배드뱅크 '유암코'가 있지만 부실 PF 처리를 전담하는 별도의 배드뱅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이 대출해 준 부동산 PF 사업장을 평가해 은행들이 출자한 배드뱅크에 넘기고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은 정상화해 이익이 나면 은행들과 쉐어링(나눔)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해 말 현재 금융권의 PF 부실채권은 모두 9조7414억원이다. 전년 3조4039억원과 견주면 약 3배 증가한 것이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해 말 현재 각각 25.1%와 9.2%로 전년 대비 각각 14.5%포인트, 3.5%포인트씩 급증했다. 은행권 역시 연체율이 1.67%에서 4.25%로 급증한 상태다.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수장들은 이날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키로 하고 금융회사별 출자 규모 등은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조찬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부동산 PF 현황을 전수 조사 중"이라며 "정상화가 가능한 PF 사업장은 적극 지원해 조기 정상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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