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반란' 홍정욱 "FTA 비준안 강행처리 찬성 못해"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1.04.15 12:17
글자크기
ⓒ이동훈 기자ⓒ이동훈 기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외통위 법안소위는 한나라당 의원 4명, 민주당 의원 2명으로 구성돼있다. 한나라당 의원이 뜻을 모을 경우 대부분의 법안을 가결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럼에도 부결된 것은 한나라당 내 한 의원이 기권했기 때문.

이날 표결에서 기권을 한 인물은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 홍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은 야당과 협의를 통해서도 충분히 통과시킬 수 있는 문제였는데 강행처리 시도가 있었다"면서 "한-EU FTA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기권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몸싸움을 할 때는 의원직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의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이후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활동을 통해 국회 몸싸움 추방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홍 의원은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기권한 것"이라며 "강행처리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의 강행처리 시도가 있을 시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야당이 한-EU FTA에 동의하면 모르겠지만, 물리력을 동원할 경우 소위에서처럼 기권할 것"이라며 "강행처리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국회 폭력과 일방적인 강행 처리 시도에 반대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한-EU FTA 비준동의안이 여야 합의에 의해 통과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일부 의원은 홍 의원이 유기준 법안소위 위원장의 '가결' 선언 후 기권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기권'의 효력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유 위원장이 찬성 의원은 기립하라고 하자 홍 의원을 포함해 4명이 기립했다"며 "이후 유 위원장이 '가결'을 선언하고 홍 의원이 '기권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몸싸움이 벌어지자 퇴장을 하기 위해 일어섰던 것"이라며 "갑자기 표결을 하자 기권하겠다고 하고 자리에 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권을 하겠다는 의사는 확고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