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벤츠코리아, 작년 3천만원 '쥐꼬리 기부'

머니투데이 뉴시스 2011.04.0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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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회공헌 활동·기부액수 등 계획 불확실
리콜 타격 토요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억'
BMW는 딜러사와 수백억 공동기금 마련키로

매출 1조 벤츠코리아, 작년 3천만원 '쥐꼬리 기부'


올해 10만대 규모가 예상되는 국내 수입차 시장 2위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사상 처음 1조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기부금은 고작 305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리콜과 환율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도 수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 타 브랜드와 달리 개인 기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환원한 셈이다. 더욱이 벤츠코리아는 사회공헌에 인색한 반면 광고비에는 176억원을 쓰고 주주들에게는 180억원을 배당해 눈총을 사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해 1만6000대 이상을 팔아 1조1264억5071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기부금은 3056만4827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6751억2997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2009년에도 3020만원 기부에 그쳤다.



반면 자신들을 위한 비용은 물 쓰듯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광고비만 전년대비 74.3% 늘어난 176억원을 지출했고, 접대비로만 1억2200만원 이상을 썼다. 돌아온 것은 급격한 판매대수 증가와 두둑한 현금이었다.

문제는 판매가 늘고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지만 벤츠코리아의 사회공헌 비용은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이다. 지난 2007년 5230만원을 정점으로 2008년 4013만원, 2009년 3020만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0만원이 늘었지만 늘어났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반면 수입차 업계 1위인 BMW코리아는 지난해 벤츠코리아와 비슷한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년간 해마다 1억5000만원 가량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다. 올해는 딜러사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의 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리콜과 환율 등 악조건에 시달린 한국토요타 역시 10억원 가량을 기부했다. 덕분에 지난해 5월 수입차 최초로 '제6회 한국사회공헌대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한국토요타는 판매 실적과 상관없이 지난 2005년부터 매년 1억원 이상 기부금을 늘리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10억원 가량을 책정해 놨다.

아우디도 지난해 굿네이버스에 1억원을 기부하고 국내 3개 대학과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맺고 차량 3대를 기증했다. 또 뉴 A8 G20 스페셜 에디션 판매 등으로 5000만원을 기부해 전체적으로 3억원 가량을 사회공헌활동에 썼다.

폭스바겐은 작년 소아암 어린이 자선켐프 등 여러 활동을 벌여 8000만원 가량을 기부했다. 올해는 친환경 부문 활동을 강화해 작년과 달리 체계적인 활동을 펼 계획이다.

벤츠코리아 매출의 5분의 1 수준인 한국닛산 역시 지난해 벤츠의 두 배 수준인 6000만원 이상을 기부했다. 특히 서울시와 '그린 기프트' 캠페인을 벌여 장애 학생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해 서울시장에게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반면 벤츠코리아는 올해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 외에 금액이나 구체적 활동조차 확정짓지도 못하고 있다. 두 달 후에나 계획이 나온다며 하반기에 추진할 것이라는 답변뿐이다.

벤츠코리아의 사회공헌 계획이 불확실한 까닭은 업계 1, 2위를 다투는 BMW를 의식한 나머지 갑작스럽게 사회공헌 활동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랄트 베렌트(사진) 벤츠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31일 2011서울모터쇼 언론공개 행사에서 올해 문화예술 발전 지원을 비롯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치겠다고 공식화했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 금액이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의 발표가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체적 금액이나 계획이 없이 BMW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을 의식해 급조한 듯한 내용을 형식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BMW코리아는 지난 2월 7곳의 국내 공식 딜러들과 수백억원의 기금을 공동 출연해 국내에서 사회공헌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만 팔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좋은 기업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그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 중 일부를 다시 환원하는 기업 문화가 없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연출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벤츠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사실 지금까지 내세울 만한 사회공헌을 한 것이 없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장기 프로젝트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손잡고 문화·예술 발전 토대를 다지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논의단계라 구체적인 금액은 한두 달 후에나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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