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렬의 테크@스톡]텐밀리언셀러의 계보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1.04.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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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송정렬의 테크@스톡 IT분야에서의 다년간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이라는 프리즘으로 코스닥기업들의 경쟁력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변화속에서 알짜 코스닥 종목을 찾아내는 투자자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해엔 히트상품이 없다보니...” 지난해 상당한 규모의 영업적자를 낸 한 IT기기업체 대표가 실적부진의 원인을 묻자 내놓은 답이다. 실적부진의 원인이야 따져보면 다양하겠지만, 제조업체의 경우 그만큼 히트상품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실제로 망해가던 기업이 제품 하나로 발딱 일어서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송정렬의 테크@스톡]텐밀리언셀러의 계보


휴대폰 시장은 IT기기시장에서도 트렌드 변화가 가장 빠르다. 불과 1~2년만에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의 주류가 바뀔 정도다. 때문에 약 18개월 정도로 알려진 휴대폰의 교체주기는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다.



전세계에서 1년간 판매되는 휴대폰은 12억대 이상이다. 최근 휴대폰 시장의 대세인 스마트폰은 올해 4억960만대나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노키아,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 LG전자 (105,900원 ▲2,900 +2.82%)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첨단 기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수많은 제품들이 기대속에 등장하지만, 히트상품 반열에 오르는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휴대폰시장에서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인정받는 기준선이 바로 텐밀리언셀러(누적판매량 1000만대)다. 2300만대 수준인 연간 국내 휴대폰 판매량의 40%에 해당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모토로라 '레이저폰'↑모토로라 '레이저폰'
휴대폰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히트제품은 지난 2004년말 시판된 모토로라의 ‘레이저’. 이 제품은 단일모델로 전세계에서 1억대 이상 팔려나가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모토로라는 레이저폰 하나로 세계 시장을 싹쓸이하며 휴대폰 원조업체의 명성을 회복했다. 하지만 팬택 등 다수의 휴대폰업체들은 판매부진 등에 시달리며 경영난에 빠지기도 했다.

기술변화가 빠르고, 제품 출시주기가 짧아지면서 레이저의 기록은 깨지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인기로 보면 레이저 못지 않은 제품이 바로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애플의 아이폰이다. 지난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의 판매량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아이폰, 아이폰3, 아이폰3GS, 아이폰4 등 4가지 모델을 합쳐 9022만대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첫 텐밀리언셀러 'SGH-T100'↑삼성전자의 첫 텐밀리언셀러 'SGH-T100'
국내 휴대폰 업체들도 그동안 14종의 텐밀리언셀러를 탄생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3년 SGH-T100으로 첫 텐밀리언셀러를 만들어냈다. 이후 벤츠폰(SGH-E700), 블루블랙폰(SGH-D500), SGH-D900, SGH-E250, J700, 스타(S5230) 등 매년 하나꼴로 텐밀리언셀러를 만들어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월 삼성폰으로 8번째 텐밀리언셀러에 오른 제품이 바로 스마트폰 갤럭시S다. 1월말 기준 갤럭시S 누적판매량은 1300만대다.


↑LG전자 '초콜릿폰'↑LG전자 '초콜릿폰'
LG전자도 지난 2005년 선보인 초콜릿폰으로 시작해 샤인폰, LG-KG270, 쿠키폰 등 총 6종의 텐밀리언셀러를 탄생시켰다.

이들 14개 제품들이 오늘날 세계 2위 휴대폰업체 삼성전자와 3위 LG전자를 만들어낸 원동력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로 스마트폰 텐밀리언셀러를 만들어내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시장에서 애플과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지난해 적자 쇼크에 빠졌던 LG전자도 실적 턴어라운드를 가시화하며 스마트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28일 종가기준으로 처음 100만원을 돌파했지만, 이후 추가 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90만원대로 주저앉아있는 상태다. 텐밀리언셀러의 계보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주가가 날개를 달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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