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륙 방사능 물질별 인체영향은?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11.03.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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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늄, 요오드, 세슘, 제논 등 과다노출시 폐, 근육, 갑상선, 뼈 영향

바람의 방향이 달라 걱정 없을 것이라던 우리나라에서도 방사능물질 세슘, 요오드, 제논이 검출된 가운데 일본에서 독성이 강한 플루토늄이 추가로 확인됐다. 아직 검출량이 적어 인체에 영향을 주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든 방사능물질은 방사선을 방출, 인체에 영향을 준다. 종류와 상관없이 인체 내에 흡수되거나(내부오염) 방사선을 쐬면(외부오염), 사람의 세포를 사멸시키고, 돌연변이 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방사능물질에 따라 인체 내 축적되는 부위가 다를 뿐 영향을 주는 방식은 같다. 그 과정에서 암 발생가능성이 높아지고, 면역체계에 이상을 주며, 장기적으로 기형아 출산까지 유발한다.

가장 처음 일본에서 문제가 됐던 요오드(I-131)는 갑상선, 세슘(Cs-137)은 근육, 제논(Xe-133)과 플루토늄(Pu)은 폐에 축적된다.



윤세철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교수(대한방사선방어학회장)는 "여기까지는 장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피해고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방사선에 피폭되면 피폭정도에 따라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하지만 피폭선량이 7Sv(시버트)를 넘을 때 가능한 상황이라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방사선방어학회에 따르면, 피폭된 방사선양이 많고, 피폭된 시기가 어릴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같은 양에 여러 번 노출됐을 때보다 한번에 많은 양에 노출됐을 때 위험성이 높으며, 피폭된 조직의 민감도에 따라 암 발생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

◆독성 강한 플루토늄=플루토늄은 방사능물질 중에서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위험한 물질이다. 반감기(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 역시 2만년이 넘을 정도로 길어 인체에 한번 유입되면 배출시키기 어렵다. 체내에 들어가면 폐와 뼈에 축적돼 세포를 변형시키거나 죽인다.


◆근육에 축적되는 세슘=세슘은 우라늄이 핵분열을 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인체 내에 유입되면 근육에 60% 가량 침착되고 나머지는 전신에 분포돼 불임, 전신마비, 골수암, 폐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 각종 암을 유발한다. 소화기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감기는 약 30년으로 길지만, '프러시안블루'라는 세슘결합제를 복용하면 체내에 축적된 세슘을 몸 밖으로 배출시킬 수 있다.

◆갑상선 해치는 요오드=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의 필수구성성분으로 갑상선에 축적된다. 방사성요오드가 인체에 유입되면 갑상선에서 지속적으로 방사선을 방출, 호르몬대사를 관장하는 갑상선의 기능을 망가뜨리는 것은 물론 갑상선염이나 갑상선암 등도 유발할 수 있다. 자신의 면역계가 갑상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노출되기 직전이나 직후 자연요오드를 섭취하면 방사성요오드가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감기는 8일로 짧아 상대적으로 위험은 적다.

◆위험 적은 제논=제논은 반감기가 9시간에 불과해 물론 다른 방사성물질에 비해 인체 위험성이 낮다. 특히 비활성기체로 다른 물질과 결합하지 못해 인체에 유입되도 특별한 반응을 일으키지 못하고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공기처럼 잘 확산되고 세포막을 통과하며 혈액과 근육조직 사이를 옮겨 다니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자연제논은 폐와 뇌질환을 검진할 때도 쓰인다. 특히 폐 속에서 공기처럼 분포되기 때문에 폐활량이나 대사기능을 측정할 때 쓰이고 뇌의 혈류를 살펴보는 데도 사용된다.

한편, 조성기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장(방사선생명과학회 회장)은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는 방사능물질이 확산되더라도 양은 미미하다. 이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 옷 갈아입기, 샤워, 우산쓰기 등의 일반적인 행동수칙으로 방사성물질에 의한 인체영향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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