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물구덩이 '복병' 후쿠시마원전 3가지 시나리오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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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에 사용되던 바닷물(海水)을 민물(潭水)로 바꾸고 외부전력의 복구도 조금씩 진행되던 후쿠시마 제1원전. 대량의 방사능 방출이란 최악의 상태를 지나 복구에 박차를 가하던 중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바로 2호기와 3호기의 터빈건물 안에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구덩이가 그것.

지난 24일 복구 작업 중이던 작업원 3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돌발사건이 발생하면서 갈길 바쁜 복구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원전 복구작업, 타개책은 무엇일까. 닛케이에서 분석한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3가지 가능성을 소개한다.



가능성1 소방펌프 계속=복구 작업 장기화

2호기는 26일 원자로 냉각용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었다. 25일부터 바닷물을 민물로 바꾼 1,3호기에 이어 대지진으로 긴급정지된 1~3호기가 모두 본래의 냉각 체제와 비슥하게 접근했다. 원자로에 가설된 여러 가지 냉각시스템의 가동에 조금 다가간 것이다. 하지만 방사선량은 여전히 높다. 냉각시스템 전체에 전원을 넣는 작업은 호전되지 않아, 연료봉의 과열을 겨우 억제하는 현재의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냉각수를 담수로 바꾼 것은 불안요소를 하나 없앤 것이다. 바닷물로 냉각시키면 증발 뒤에 소금이 남아 밸브와 배관에 쌓여 전기배선을 달라붙게 해 전기를 넣었을 때 쇼트를 일으킬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외부전원을 받는 것은 1~3호기에서 모두 정비돼 중앙제어실의 조명이 회복됐다. 하지만 더 이상 전원을 넣은 작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펌프의 재가동이 늦어지고 있다. 3호기 터빈 건물에서 그 작업을 하려는 순간, 고인 물에서 높은 방사선량이 검출돼, 먼저 제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방사선량이 어디서, 어떻게 누출된 것인지와 그것을 어떻게 제거할지에 대해 사고발생 3일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오염된 물구덩이에서 배수 작업이 언제까지 끝날지 불투명하다. 당분간은 소방펌프로 냉각시키는 위험한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2 냉각기능의 회복=원전복구에 탄력

기대되는 다음 단계는 외부전원과 연결된 냉각용 펌프가 복구돼 압력용기 안의 온도를 낮추는 시스템이 정비되는 것이다. 원자로 안의 물은 엄청난 열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방 펌프로 물을 주입하는 것만으로는 쉽게 냉각시킬 수 없다. 우선 강력한 냉각시스템의 회복이 관건이다.

게다가 외부전원이 부활돼 여러 가지 계기가 작동하면 복구 작업은 탄력을 받는다. 일부 계기가 복구돼 원자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진전이다. 어느 곳이 파괴됐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면 다음 전략을 세우는데 매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터빈 건물 안에 고인 물구덩이를 제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가능성3 연료봉 녹아내림=대량의 방사선 방출, 최악의 상황
가장 우려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연료봉이 녹아내려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대량으로 누출되는 경우다.

교토대학 원자로실험소측은 “소방 펌프의 정지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압력용기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럴 경우엔 격납용기의 온도도 상승하고 수증기를 방출해야 하는 사태가 되며, 그러면 방사성 물질을 대기 중에 방출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두꺼운 금속제인 압력용기는 매우 강하기 때문에 녹아내린 핵연료가 외부로 누출될 우려는 매우 낮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사고의 연쇄로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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