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지도자, 과거 반미 전사..알카에다와 협력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3.27 08:01
글자크기

총부리를 겨눴던 과거의 적과 이제는 협력?

↑ 이슬람 지하드(성전) 전사↑ 이슬람 지하드(성전) 전사


리비아 반군 지도자 압델-하킴 알-하시디는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을 상대로 싸웠던 지하드(이슬람 성전) 전사들이 리비아 반군 세력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이탈리아 일간지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와의 인터뷰에서 알-하시디는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리비아 동부 데르나 지역에서 약 25명의 전사를 모았으며, 현재 이들 중 일부가 리비아 동부 요충지 아즈다비야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다피 추종세력들에 맞서 싸우고 있는 자신의 부하 전사들에 대해 "애국자들로 훌륭한 무슬림이며, 테러리스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카에다 조직원들 역시 훌륭한 무슬림이며 외국 침략자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하시디는 자신의 이력에 대해선 "아프가니스탄에서 외국 침략자에 맞서 싸웠고 2002년 파키스탄에서 생포됐으며, 이후 미국에 넘겨진 뒤 2008년 석방될 때까지 리비아에서 잡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아프간을 침공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 소식통은 알-하시디가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인 '리비아 이슬람 투쟁그룹(LIFG)' 소속이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LIFG는 1995년과 1996년 리비아 데르나와 벵가지에서 게릴라 전술로 정부군 수십명을 살해했다.

LIFG는 알-카에다 조직의 일부는 아니지만 미국 육군사관학교는 두 조직 간의 협력은 점차 커져왔다고 전했다. 2007년 이라크에서 미국이 획득한 정보에 따르면, LIFG 조직원들은 이라크전쟁에 참여한 알-카에다의 외국인 전사들 중 사우디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알-하시디의 이번 폭로는 최근 중앙아프리카 차드의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데비 대통령 역시 리비아 반군과 알-카에다의 관련성을 주장했다.


데비 대통령은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가 리비아 혼란의 와중에서 무기고에 있던 지대공 미사일들을 훔쳐 사하라 사막에 있는 자신들의 은신처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장에 대해 "100%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다피 정권 타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리비아 반군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군을 주축으로 하는 연합군의 수일간에 걸친 공습에 힘입어 26일 격렬한 전투 끝에 아즈다비야를 정부군으로부터 탈환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