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발표 D-8, 속타는 의원들

머니투데이 박성민 기자 2011.03.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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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선정 또 다시 미뤄질까 우려, 750만 서명 담은 청원서 전달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해고 있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의 경쟁에 수도권 의원들의 '원점 재검토' 요구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국토해양부가 둘 중 한 곳을 선정하는 대신 추가 정밀조사를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해당지역 의원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24일부터 입지평가위원회와 평가단의 최종평가 과정을 거쳐 30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24~25일에는 가덕도와 밀양을 현지답사하고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하지만 영남권 의원들은 이 같은 정부의 발표가 미덥지 않다는 반응이다. 정부의 잦은 말 바꾸기에 정책 집행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조해진(경남 밀양시창녕군) 한나라당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대구·경북·경남·울산 등 4개 시도의회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입지 선정 연기로 두 지역 간 갈등만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도 "평가위원회는 어느 곳이 우위에 있는지를 평가할 뿐, 사업 집행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원점 재검토' 요구에 자칫 가덕도와 밀양 모두 탈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박상은(인천 중구동구옹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인천공항을 더 발전시킨 다음 제 2의 공항을 선정하는 것이 순리이자 경제논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대해(부산 연제) 의원은 "수도권 의원들이 그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인천공항이 유사시에 대처할 방안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입지 선정 발표를 일주일가량 남겨놓은 정부 역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경제 논리를 기준으로 한다면 2009년 국토연구원의 타당성 평가에서 0.7(가덕도), 0.73(밀양)의 비용대비 편익비율(B/C) 평가를 받은 지역에 10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기 어렵다.

이와 관련,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과 만나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1.4∼1.5가 나와서 경제성이 있었지만, 동남권 신공항은 B/C가 0.7밖에 되지 않아 경제성을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7일 안상수 대표와의 조찬회동에서 "국책사업은 국가 백년대계이지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니다"며 합리적 선택을 강조했다.

게다가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탈락한 지역의 민심 이반은 각오할 수밖에 없다. 다음 달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는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 미칠 악영향도 불 보듯 뻔하다. 영남권 한 초선의원은 "정부가 스스로 결정하기 힘든 늪에 빠진 것 같다"며 무책임한 공약 남발을 지적했다.


한편 이날 대구·경북·경남·울산 지역 대표단은 750만부의 서명을 담은 청원서를 당 지도부와 청와대, 관계부처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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