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국가 기간산업으로 존경받는 기업될 터"

머니투데이 대담=오동희 바이오헬스부장, 정리=김명룡 기자 기자 2011.03.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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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리더에게 듣는다]①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편집자주 바이오기업들은 강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딛고 꾸준히 연구를 이어오면서 이 기업들에게는 남다른 '경험'과 '연륜'이 쌓이고 있다. 신약개발이라는 '꿈'이 한걸음씩 현실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바이오산업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10년. 머니투데이가 국내 바이오기업의 대표와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첫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통틀어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다.

지난달 25일은 국내 최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업체 셀트리온이 창립 9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삼성이 바이오의약품 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한 이날 셀트리온은 창립이후 처음으로 600여명의 직원들에게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간 순이익이 1000억원이 넘으면 성과급을 주기로 약속했고, 약속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합니다. 주주들에게는 1000억원대가 넘는 자사주 무상소각과 배당으로 이익을 나눴고요. 지난 9년 동안 어려움이 있었지만 처음 구상한대로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정진 회장 "국가 기간산업으로 존경받는 기업될 터"


지난 21일 인천 송도 셀트리온 (194,800원 ▼7,200 -3.56%)에서 만난 서정진 회장(사진)은 지난 9년을 조용히 돌아보는 듯 했다. 그는 2002년 사업을 시작하고 2006년까지 수천억원의 투자비용은 드는데 매출은 '0'원 이었다.

처음 서 회장이 '사기꾼' 소리를 들은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그는 자녀들 대학등록금을 카드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내야 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버티고 버틴 2007년부터 매출이 나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생소했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장의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셀트리온의 매출은 1809억원, 영업이익은 106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9%다. 셀트리온은 올해 매출 2900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대로 코스닥 시총 1위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성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내년과 내후년쯤에는 셀트리온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다국적제약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회사가 최근 몇 년간 급성장을 했습니다. 아직도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십니까?
▶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10곳 밖에 되지 않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허셉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임상 결과가 나옵니다.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내년부터 제품을 시장에다 팔 수 있게 됩니다. 바이오시밀러를 소비자들에게 파는 '본 게임'이 시작된다는 의미입니다.


- 임상시험에 차질을 빚을 경우 제품은 시장에 못 나오고 셀트리온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 임상결과에 대한 답은 누구도 장담할 순 없죠. 오직 식약청 등 허가기관만 알고 있고 섣불리 결과를 판단해서도 안됩니다. 하지만 전임상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효능이 같다는 것을 인정받았습니다.

인간에 대한 임상1상·3상 시험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기술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합니다. 임상이 끝나는 시기가 다가올 수록 임상성공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확률은 100%가 아니지만 확신은 100%에요. 내년이 되면 결론이 나겠지요.



- 예상대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나와도 이 제품을 파는 것이 또 다른 문제일텐데요.
▶ 셀트리온이 임상진행속도가 가장 빨라서 경쟁자가 없을 것입니다. 셀트리온은 현재 14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2위 규모에요. 삼성은 3만리터 공장 짓는다잖아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가격을 확 낮출 수 있어요. 바이오의약품은 효능이 좋고 부작용이 적은데 가격이 비싼 게 장벽이었는데요. 가격을 낮추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될 겁니다.

- 삼성이 바이오시밀러에 진출하면서 셀트리온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 바이오시밀러사업은 공정이 까다롭고 복잡해서 턴키방식으로 한꺼번에 생산공정을 가져오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힘들어요. 항체전문회사와 제휴 없이 끼워 맞추기식 독학으로는 힘들 수도 있다는 의미에요. 우리는 이미 생산시설과 기술을 갖췄으니까 삼성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 바이오산업은 인재가 중요합니다. 인재에 대한 고민은 없으신가요?
▶인력시장은 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통제할 수 없어요. 직원들의 처우나 회사의 비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창의력과 협동심을 갖춘 인재를 회사에서 기르는 게 원칙이에요. 경력사원을 데려오기보다 신입사원을 채용해 교육을 시키는 것이죠. 임원들 대우도 최고로 해줘요. 임원들의 모습이 직원들의 미래의 모습이잖아요. 실질적인 연봉이 저보다 높은 직원도 있어요. 일단 약속한 것은 지켜왔고 그래서 직원들도 회사를 신뢰하고 있다고 봐요.



- 지금까지 구상대로 회사가 발전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앞으로 구상은 무엇인가요?
▶셀트리온이 잘 되면 바이오산업 전체가 영세사업에서 국가의 중요한 주력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겁니다. 우리 경제의 미래 산업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저는 기업가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기업가가 지탄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을 받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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