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냉혹한 주식시장의 무모한 '요오드' 테마찾기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1.03.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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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제약, 요오드화칼슘생산해도 실적 영향 미미

주식시장은 냉혹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사상 초유의 대지진이 일어나 규모 파악조차 어려울 정도의 인명·재산 피해를 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연쇄 폭발은 방사능 노출로 이어져 일본 열도는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방사능 치료제, 위생용품, 전염병 치료제 등이 테마를 형성하며 급등락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어떤 면에서는 무모하기도 하다.



방사능물질 치료제인 요오드화칼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거나 거론되는 종목들은 예외 없이 급등락하고 있다. 실제 회사와 관련이 있는지, 실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상황이다.

중견 제약사 유나이티드제약 (25,350원 ▲350 +1.40%)의 주가는 18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 정부가 유나이티드제약에 방사능물질 치료제인 요오드화칼륨의 생산가능 여부를 타진했다는 것이 주가상승의 이유로 분석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과 관련한 방사능 피해에 대해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 2006년까지 요오드화칼륨을 생산한 경험이 있는 회사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이 들어오면 2개월 내에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다행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유나이티드제약이 요오드화칼륨을 생산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이익은 미미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와 증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요오드화칼륨 원료만 받으면 1배치(의약품 생산 공정의 단위)에
30만정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1인당 10정까지 복용하도록 지급되므로 이는 3만명 정도가 복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과거 요오드화칼륨을 군(軍)에 납품하면서 1정당 100원 미만의 가격을 받았다. 이 회사가 요오드화칼륨의 생산을 접은 것도 채산성이 맞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유나이티드제약 임원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요오드화칼륨 생산량이 결정될 것이지만 40만정 정도를 우선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 경우 요오드화칼륨의 가격은 다시 책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정부와 가격협상을 진행해야 하겠지만 요오드화칼륨 원료 값도 올라가 1정당 1000원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나이티드제약의 생각대로 요오드화칼륨 1정당 1000원을 받더라도 40만정의 매출은 4억원 정도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액 1350억원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사장은 이날 열린 회사 정기주총에서 "요오드화칼륨은 정부가 필요하다고하니 생산하려고 하는 것이지 회사 실적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며 "회사의 기본 펀더멘털(실적)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유나이티드제약 임원은 "뜬구름 같은 이야기로 회사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봐도 좋은 일이 아니다"며 "회사의 뜻과 상관없이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가 하락해 투자자들의 항의전화를 받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현욱 흥국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요오드화칼륨의 수요가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며 "유나이티드제약이 요오드화칼륨을 생산하더라도 월 매출이 1000만~2000만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생산을 개시하더라도 빠르면 5월말 늦으면 6월로 늦춰질 수 있다"며 "요오드화칼륨을 재개하더라도 즉각적인 수익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또 다른 제약사 일양약품 (13,770원 ▼150 -1.08%)의 주가도 5%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일양약품의 제품 중 요오드화칼륨이 함유된 영양제 '비타알부'에 대한 내용이 증권가에 퍼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타알부 성분에는 '요오드화칼륨 (약전) 196㎍(0.196mg) '이 함유된 것으로 표기돼 있다. 요오드화칼륨으로 방사능 예방과 치료 효과를 보려면 하루에 100mg의 요오드화칼륨 정제를 섭취해야 한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비타알부 500정을 먹어야 요오드화칼륨 1정의 효과를 보는 셈이다. 지난해 일양약품은 비타알부로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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