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지원키로 한 성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 적십자사에 전달돼 모포와 식료품 등의 구호물품 구입에 쓰일 예정이다.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을 돕기 위한 재계의 기부 행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그룹은 성금 1억엔을 전달하고 에스원 (61,700원 ▼700 -1.12%)이 자체 운영 중인 인명구조단인 삼성3119구조대 10명과 삼성의료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봉사단 11명을 일본 정부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피해지역에 즉시 파견키로 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약속이나 한 듯 모두 1억엔을 기부한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일본 특유의 문화에 대한 일종의 배려 때문이다. 특히 토요타자동차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3억엔의 기부금을 내놓은 상황에서 한국기업들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할 경우 자칫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본 문화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너그럽지 못하다"며 "일본 기업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할 경우 자칫 일본 기업들이 인색하다는 내부 비판 여론이 제기될 수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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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성은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복구를 위해 3000만위안(약 45억원)을 쾌척했고 LG 역시 1700만위안(약 26억원)을 성금으로 내놨다. 일본의 피해가 더 크고 평소 기부금액을 고려하면 1억엔 이상을 기부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른 재해국가와는 달리 일본은 선진국이어서 성금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액수보다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걱정하는 마음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성금 전달에 앞서 지난 14일 정몽구 회장 명의로 지진 피해를 입은 JFE 스틸 등을 비롯한 일본 내 거래 기업에 위로서한을 발송하고 삼성그룹 역시 이재용 사장 명의로 위로서한을 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G도 구본무 회장 명의로 일본 내 협력업체들에게 협력을 약속하는 서한을 전달했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전략적 제휴관계인 일본 철강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