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차·SK… 기부액 왜 모두 '1억엔'?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반준환 기자 2011.03.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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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받은만큼 줘야하는" 日 문화 고려, 토요타 기부액 3억엔 넘지않게 수위조절

삼성그룹과 LG, 포스코에 이어 현대자동차 (249,500원 ▼500 -0.20%)도 1억엔 기부에 동참했다. 현대차그룹은 17일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의 재난 복구와 재해민 구호를 위해 성금 1억엔(한화 약 1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지원키로 한 성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 적십자사에 전달돼 모포와 식료품 등의 구호물품 구입에 쓰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진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일본 국민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하며 지진 피해가 최대한 빨리 복구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향후 지진피해에 대한 일본의 복구 지원방안을 추가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을 돕기 위한 재계의 기부 행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그룹은 성금 1억엔을 전달하고 에스원 (61,700원 ▼700 -1.12%)이 자체 운영 중인 인명구조단인 삼성3119구조대 10명과 삼성의료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봉사단 11명을 일본 정부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피해지역에 즉시 파견키로 했다.



LG 역시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1억엔을 기부하고 구호단체 등과 협의해 이재민들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생활용품을 별도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포스코도 1억엔 기부 릴레이에 동참했고 이날 SK도 성금 1억엔과 함께 피해주민을 위한 임시 주거시설 건립도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약속이나 한 듯 모두 1억엔을 기부한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일본 특유의 문화에 대한 일종의 배려 때문이다. 특히 토요타자동차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3억엔의 기부금을 내놓은 상황에서 한국기업들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할 경우 자칫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일본 문화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너그럽지 못하다"며 "일본 기업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할 경우 자칫 일본 기업들이 인색하다는 내부 비판 여론이 제기될 수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복구를 위해 3000만위안(약 45억원)을 쾌척했고 LG 역시 1700만위안(약 26억원)을 성금으로 내놨다. 일본의 피해가 더 크고 평소 기부금액을 고려하면 1억엔 이상을 기부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른 재해국가와는 달리 일본은 선진국이어서 성금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액수보다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걱정하는 마음이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성금 전달에 앞서 지난 14일 정몽구 회장 명의로 지진 피해를 입은 JFE 스틸 등을 비롯한 일본 내 거래 기업에 위로서한을 발송하고 삼성그룹 역시 이재용 사장 명의로 위로서한을 보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G도 구본무 회장 명의로 일본 내 협력업체들에게 협력을 약속하는 서한을 전달했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전략적 제휴관계인 일본 철강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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