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조국 구하자" 정년 앞둔 원전기술자 후쿠시마로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2011.03.1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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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앞두고 특별지원팀 자원
“일본 위급하다”비장한 각오
지지통신 “본인이 익명 요청”

일본을 방사선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후쿠시마(福島) 원전에 긴급 수리요원으로 자원한 59세 남성이 일본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전 폭발이 잇따르고 방사선까지 누출되면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20명의 특별 지원요원을 모집하자 이 남자는 가장 먼저 자원 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그의 이름은 본인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됐다. 일본 남부 시마네(島根)현의 지방전력회사에 근무하는 이 남성은 40년간 원전에서 근무했으며 정년퇴직을 6개월 앞두고 있다. 안락한 노후를 포기하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원전과 주변 주민들을 구하러 떠난 것이다.

 그는 지난 13일 “지금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일본 원전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사명감을 갖고 후쿠시마로 가겠다”고 가족에게 비장하게 각오를 밝혔다. 그의 각오를 들은 회사원 딸(27)은 “평소 집에서 말씀도 없고, 듬직한 느낌도 주지 않던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러워 한동안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로 떠날 때 딸에게 별도의 송별 인사 없이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 딸은 “처음엔 아버지가 안 가셨으면 했지만 만에 하나 무슨 일이 발생해도 당신이 그렇게 결정했다면 후회는 없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58)은 “남편은 열여덟살 때부터 원전을 운전했다”며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이번 사태에 대처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을 송별하면서 “후쿠시마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은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순식간에 일본 전역에 전해졌다. ‘마메코’라는 대화명의 트위터러(트위터 이용자)는 “눈물이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제발 무사하세요. 그리고 가슴으로부터 감사한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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